또 엇박자 노출한 '경제투톱' 장하성-김동연… 정말 괜찮나
또 엇박자 노출한 '경제투톱' 장하성-김동연… 정말 괜찮나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8.08.20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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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성-김동연 불화설까지… 靑 "어떻게 똑같이 말하나, 예민반응 말라"
‘경제성적표 악화 상황서 경제투톱 이견 고스란한 노출은 부적절’ 지적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사진=연합뉴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사진=연합뉴스)

문재인정부의 경제정책 기조와 관련, '경제투톱'으로 불리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간 엇박자 논란이 재차 불거지고 있다.

김 부총리는 지난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고용상황 관련 긴급 당정청회의에서 "그간 추진한 경제정책도 효과를 되짚어 보고 관계부처·당과 협의해 개선·수정하는 방향도 필요하면 검토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같은 자리에 있었던 장 실장은 "우리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 정책들이 효과를 내기 시작하면 고용상황이 개선될 것을 확신한다"며 "정부를 믿고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김 부총리와 장 실장의 발언이 대조되는 셈이다.

엇박자 논란이 불거진 데 대해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0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서로 접근하는 방식과 강조하는 내용이 다를 수 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두 분이 어떻게 단어 하나, 문장 하나마다 똑같이 말할 수 있겠느냐"며 "그 문제를 언론에서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게 아닌가 싶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김 대변인은 또 "장 실장은 우리 정부의 정책 기조와 철학이 흔들림 없이 간다는 말이었고, 김 부총리는 그런 과정 속에서 생길 수 있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해결하면서 풀어가겠다고 한 것"이라며 "서로 같은 이야기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장 두 사람간 인식차가 드러나며 사실상 청와대와 정부 간에 소득주도성장 등 핵심적 경제 기조를 놓고 온도 차가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두 사람의 이견이 노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장 실장과 김 부총리는 그간 최저임금 인상 등에서 수차례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며 논란이 된 바 있다. 엇박자를 넘어 불화설까지 제기될 정도였다.

지난 5월15일 당정청협의회에서 장 실장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감소는 없었다"고 발언한 바로 다음 날 김 부총리가 "고용과 임금에 대한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5월29일 가계소득동향점검회의에서도 장 실장은 "소득주도성장이 큰 틀에서는 문제가 없다"고 한 반면 김 부총리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같은 상황이 잇따라 연출되자 경제정책과 관련해 서로 다른 입장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계속 제기됐다.

이를 의식한 듯 청와대 측은 두 사람이 격주에 한 번씩 정례회동을 한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그럼에도 두 사람간 불화설은 식지 않았다. 여기에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이 페이스북에 "청와대와 정부 내 갈등설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일파만파 퍼졌다.

이에 대해 청와대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수차례 밝히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경제 관료 출신인 장 실장과 진보경제 학자인 김 부총리가 현재 우리 경제가 처한 상황에 대응법이 같을리 없는 게 당연하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견이 있는 부분에 대해 소통해서 조화시켜나가면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에도 불구하고 경제성적표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투톱의 이견이 고스란히 노출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