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호재 줄다리기 속 요동치는 서울 아파트값
규제·호재 줄다리기 속 요동치는 서울 아파트값
  • 천동환 기자
  • 승인 2018.08.19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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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용산 개발 이슈에 2월 이후 최고 상승세
양도세 중과 시행 후 잠잠하던 강남3구도 '꿈틀'
최근 3개월 서울 아파트값 주간 상승률 변화 추이.(자료=감정원)
최근 3개월 서울 아파트값 주간 상승률 변화 추이.(자료=감정원)

정부 규제와 시장 호재 사이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서울 아파트값이 지난 2월 이후 최고 상승세를 보이는 등 출렁이고 있다. 여의도·용산 개발이 이슈화되면서 이 지역 아파트값이 서울 아파트값 상승의 견인차 구실을 하고 있는 가운데, 양도세 중과 시행 후 하락세를 유지하던 강남 3구 아파트값도 다시 상승장에 합류했다.

19일 한국감정원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13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 평균 상승률은 전주 대비 0.18%로 조사됐다.

이는 8월 첫주 상승률과 동일한 수준으로, 지난 2월 마지막 주 0.21% 상승률을 기록한 뒤 가장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중이다.

최근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는 용산구와 영등포구, 양천구 등에서 주도하고 있다.

용산구와 영등포구는 지난달 박원순 서울시장이 여의도 및 서울역~용산역 일대 개발을 언급한 이후 매매가격 상승폭이 크게 확대됐다.

지난달 9일 기준 전주 대비 0.12% 상승률을 기록했던 용산구 아파트값은 싱가포르에 출장 중이던 박 시장이 개발 관련 내용을 언급한 직후인 7월16일 기준 조사에서 0.20%로 상승률이 높아졌다. 이는 지난 3월 둘째 주 이후 가장 높은 상승폭이다.

이후에도 용산구 아파트값 상승폭은 계속 커져 지난 13일 기준 전주 대비 상승률이 0.29%까지 올라온 상태다.

영등포구 역시 여의도 개발 관련 이슈가 터지면서 용산구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목동 재건축 추진 기대감이 작용한 양천구는 용산구와 영등포구에 이어 서울 자치구 중 3번째로 높은 상승률인 0.27%를 기록 중이다. 이 지역은 지리적으로 여의도와 인접해 여의도 개발 기대감이 함께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3개월 서울 용산구 아파트값 주간 상승률 변화 추이.(자료=감정원)
최근 3개월 서울 용산구 아파트값 주간 상승률 변화 추이.(자료=감정원)
최근 3개월 서울 영등포구 아파트값 주간 상승률 변화 추이.(자료=감정원)
최근 3개월 서울 영등포구 아파트값 주간 상승률 변화 추이.(자료=감정원)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는 개발 이슈를 안고 있는 지역 외에도 한동안 하락세를 유지하다가 최근 일제히 상승전환한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지난 4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행 이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던 강남 3구 아파트값은 올해 7월부터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강남구 아파트값은 지난 4월 둘 째주 -0.01% 하락률을 기록한 이후 15주간 하락국면에 있었으나, 지난달 23일 기준 조사에서 전주 대비 0.07% 오르며 상승전환했다.

서초구와 송파구도 이 보다 한 주 앞선 7월16일 조사에서 상승전환한 뒤 최근 한 달여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3일 기준 조사에서 강남구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은 0.20%까지 확대됐고, 서초구와 송파구는 각각 0.16%와 0.21%를 기록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가 집값 안정화 기조를 변함없이 유지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서울 아파트 시장이 가진 상승여력과 정부 규제 사이의 줄다리기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집값이 오르면 정부가 누르고, 가격이 안정화 되면 다시 저가 매물 수요가 유입되거나 개발 호재가 발생해 가격이 오르는 현상이 반복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미윤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원은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종부세 개편안 발표 이후 용산·여의도·은평 일대 개발호재와 맞물려 오름세가 확산되는 분위기다"며 "가격 조정을 보였던 저가 매물을 대상으로 실수요자들이 거래에 나서면서 7월 들어 거래량도 다시 증가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정부의 추가 규제 조치와 저가매물 소진 이후 매도호가 상승으로 매수 움직임은 다소 둔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cdh45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