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에 韓 GDP 2.4억달러 감소…주요국 두번째로 높아
미·중 무역전쟁에 韓 GDP 2.4억달러 감소…주요국 두번째로 높아
  • 백승룡 기자
  • 승인 2018.08.19 11: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무협 '무역분쟁에 따른 국가별 GDP 영향 비교' 보고서
中 수출의존도 높아…한국 경제성장률 0.02% 감소 전망
미·중 경제성장 둔화에 따른 주요국 GDP 영향(%).(자료=무역협회)
미·중 경제성장 둔화에 따른 주요국 GDP 영향(%).(자료=무역협회)

우리나라가 미·중 무역전쟁 영향에 가장 크게 노출된 두번째 국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기준 약 2억3600만달러(한화 2700억원) 줄어 0.02%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의 경제성장 둔화는 미국수출보다 중국수출에 있어서 더 크게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무역협회는 19일 '미·중 무역 분쟁에 따른 국가별 GDP 영향 비교' 보고서에서 세계산업연관표를 분석해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미·중 당사국 외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국가는 대만(0.025% 감소)으로 나타났으며 한국(0.018% 감소), 캐나다(0.016% 감소), 멕시코(0.014% 감소), 아일랜드(0.012% 감소) 등이 뒤를 이었다. 미국과 중국이 500억달러 규모의 25% 관세를 상호 부과해 미국 GDP는 0.1%, 중국은 0.2% 감소한다는 것을 가정한 분석이다.

대만과 한국의 경우 자국 부가가치에 미·중이 고루 영향을 미치고 있어 경기하방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 그 중에서도 한국은 특히 중국 수출둔화에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 GDP는 미국 최종수요 감소에 따라 0.0048%, 중국 최종수요 감소에 따라 0.014%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대중 수출의존도는 24.8%, 대미 의존도는 12.0%였다.

미국과 중국의 상호 관세부과가 이처럼 주변국 GDP 감소에 영향을 끼치는 이유는 △양국 수입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과 상대국에 대한 수출 감소 △미·중 경제성장률 하락에 따른 수입수요 감소 △주변국의 대미·대중 수출 감소 △주변국 GDP 감소로 파급효과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미·중 상호 관세부과에 따른 파급경로.(자료=무역협회)
미·중 상호 관세부과에 따른 파급경로.(자료=무역협회)

보고서는 미·중 상호 관세부과 조치가 주요국에 미치는 파급영향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각 국가의 전체 부가가치에서 대미·대중 수출이 궁극적으로 기여하는 '부가가치기준 이입액'을 활용했다. 기존 통관기준 무역통계에 기반한 분석은 최종재와 중간수요 거래가 구분되지 않아 특정 국가의 최종수요가 어느 국가의 GDP에 궁극적으로 기여했는지를 명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 확대를 계기로 시작된 미·중 무역전쟁은 지난달 6일 미국이 중국산 340억달러 규모의 818개 품목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중국도 같은 날 미국산 수입품 340억달러 규모 545개 품목에 대해 보복관세를 발효하며 전면전으로 치달았다. 오는 23일부터 양국은 추가적으로 160억달러 규모의 상대국 품목에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미·중이 상호 500억달러 관세를 부과하면 양국의 성장률이 올해와 내년 모두 0.1~0.2%p 하락할 것으로 분석했다. 중장기적으로는 미국에 비해 중국의 경기침체 영향이 더 클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다. 중국은 미국에 비해 수출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이며 대미 수출비중이 상대적으로 커 총수출 감소에 따른 경기 하방 리스크가 더 큰 탓이다.

무역협회 강내영 동향분석실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의 본질이 지식재산관과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한 패권경쟁이라는 점에서 갈등이 단기간에 끝날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우리나라 최대 교역 상대국인 G2간 통상마찰은 한국 수출기업에 타격을 주는 만큼 향후 무역분쟁 전면·장기화에 따른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우리 정부와 기업의 다양한 대응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강 연구원은 "미국의 중국 첨단시장 견제로 중국과의 신기술 경쟁에서 유리한 환경이 조성됨에 따라 이를 산업 고도화를 위한 기회로 활용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중국과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인도 및 아세안 등과의 관계 확대를 통한 우리나라의 무역영토 확장을 모색하는 등 교역 채널 다변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중 GDP감소가 무역경로를 통해 주요국 GDP에 미치는 영향(단위:백만달러,%).(자료=무역협회)
미·중 GDP감소가 무역경로를 통해 주요국 GDP에 미치는 영향(단위:백만달러,%).(자료=무역협회)

sowleic@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