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도대체 언제까지 파나?
외국인, 도대체 언제까지 파나?
  • 오승언 기자
  • 승인 2008.11.25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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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도 주범 ‘헤지펀드’…담보자산 가치 하락 → 청산 압박
전문가 “클라이맥스 통과했을 가능성 높아…이달이 정점” 코스피지수 1000선 언저리에서도 적극적으로 주식을 팔고 있는 외국인의 실체가 무엇이며, 언제까지 매도공세를 이어갈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외국인들은 올해 들어서만 36조 원을 순매도했다.

특히 10월에 6조7000억 원을 순매도했고 11월에도 24일까지 2조2000억 원을 순매도했다.

이처럼 야속할 정도로 연일 팔아치우고 있는 외국인의 주식매도 요인 중 하나가 헤지펀드라는 주장이 나왔다.

또한 외국인 헤지펀드의 환매물량이 11월에 정점을 지나고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 담보자산 가치 하락 → 금유회사들의 마진콜 → 청산 압박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금융위기가 극에 달하고 그 불똥이 실물경제와 신흥시장으로 옮겨 붙으면서 지난 10월 주식시장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세계 증시가 가파르게 하락했는데, 이 과정에서 헤지펀드는 환매 및 청산 압박을 받게 된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 것. 삼성증권 황금단 연구원은 25일 “헤지펀드의 경우 자기자본보다 적게는 2배, 많게는 20배에 달하는 자금을 빌려 투자하는 레버리지의 활용도가 높다”며 “그런데 이번 금융위기로 담보자산의 가치가 하락하고, 금융회사들이 마진콜(증거금 부족분 상환요구) 기준을 높이면서 헤지펀드 내 보유 자산 중 현금화가 용이한 신흥시장 주식을 매도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수익률 하락에 따른 투자자들의 환매 요구도 외국인의 주식청산 압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약 8200개 헤지펀드 자료를 집계하는 유레카 헤지(Eureka Hedge)에 따르면, 글로벌 헤지펀드 지수와 이머징마켓 헤지펀드 지수는 올해 들어 10월까지 각각 12.0%, 22.9% 하락했다.

2000년~2007년 글로벌 헤지펀드와 이머징마켓 헤지펀드의 연간 수익률 평균치가 각각 13.1%, 21.4%인 것을 감안하면 환매를 요청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 게다가 공매도 규제 강화에 따른 전략 구사의 어려움도 외국인 매도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황 연구원은 “10월 금융위기가 최고조에 달하면서 각국은 증시 안정화 대책의 일환으로 공매도를 일정기간 금지하는 조치를 내놓았다”며 “헤지펀드에서 주식투자에 빈번히 사용하는 롱-숏 전략(저평가된 주식을 매수하고 고평가된 주식을 매도해 차익을 추구하는 전략) 조차 공매도 금지 조치에 따른 제약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헤지펀드 청산...’11월 정점’ 지나고 있는 듯 황 연구원은 “헤지펀드가 지난달부터 환매 및 청산 요청을 받기 시작했으며, 이달에는 정점을 이뤘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유레카 헤지가 집계하는 헤지펀드의 자산은 작년말 1조8684억달러에서 올 10월 1조7900억 달러로 줄었는데, 이중 올해 자금유출 규모는 88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만 놓고 보면 자산가치가 1100억 달러가 하락했는데, 이중 자금유출이 627억달러, 운용손실이 473억 달러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올해 환매 요청을 받은 헤지펀드의 경우 유동성 확보를 위한 보유자산의 처분이 불가피하다”며 ”연말 환매 및 청산을 위해서는 통상 11월말까지 요청을 해야 하므로, 헤지펀드의 막바지물량이 11월말~12월초에 걸쳐 흘러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펀드 운용에 있어 환매에 대비한 현금확보가 사전에 상당부분 진행되는 것을 감안할 때, 클라이맥스는 통과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중요한 것은 외국인 매도를 완충할 수 있는 국내 매수 여력”이라며 “연기금은 올해 계획한 자금을 연말까지 모두 집행할 가능성이 있고, 1000선 이하에서는 개인들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는 점을 감안할 때 외국인 매도를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