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이팔성 '비망록' 부인… "거짓말탐지기 해봤으면"
MB, 이팔성 '비망록' 부인… "거짓말탐지기 해봤으면"
  • 장유리 기자
  • 승인 2018.08.17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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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이명박 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비망록'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이 전 대통령은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정계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속행 공판에서 직접 이 전 회장의 비망록 내용을 적극 부인했다.

앞서 검찰은 이 전 회장이 2008년 1∼5월 작성한 41페이지에 달하는 비망록의 사본을 공개한 바 있다.

해당 비망록은 이 전 회장이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이 전 대통령 맏사위 이상주씨에게 5000만원씩 전달하기 시작한 뒤 작성된 것이다.

이 전 회장은 자신의 비망록에서 이 전 대통령의 주변인들에게 돈을 건네고 인사 청탁을 한 구체적인 정황들을 적었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통령은 "검찰 주장을 보니 이씨가 선거 기간에 나를 둘러싼 실무자들하고 전략적으로 접촉을 많이 한 것 같다"며 "당선자 시절에도 나를 만나려고 노력한 건 사실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지만 이씨는 선거 운동 때 전혀 나에게 얼굴을 비치지 않았다. 관심도 없었던 사람"이라며 "이씨가 나를 궁지에 몰기 위해서 그렇게 진술하지 않았나 싶다"고 반박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팔성은 저한테 인사 청탁할 위인도 아니다"라며 "그 사람이 그렇게 얘기했다면 나를 아는 사람은 믿어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차라리 이씨를 (증인으로) 불러서 거짓말탐지기로 확인했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이 전 회장의 인사를 챙긴 건 이 전 대통령이 아닌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라는 취지의 진술도 나왔다.

이 전 대통령은 "김희중도 나와 같이 있는 동안 누구를 뭐 시켰으면 좋겠다는 등 인사 문제를 한 번도 얘기한 일이 없다. 아마 그랬으면 그냥 있지 못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오히려 "이씨가 그 자리(부속실장)가 힘이 있는 자리고, 뭐든 얘기할 수 있는 자리라고 생각하고 접근을 많이 한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의 변호인도 "가장 중요한 건 김희중이 이팔성으로부터 돈을 많이 받았다는 것" 이라며 "김희중은 인사에 관심 가질 이유가 아무것도 없는데 유독 이팔성만 관심을 갖고 챙겼다"고 지적했다.

[신아일보] 장유리 기자

jyuri2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