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갈림길 선 김경수… 승부처는 '킹크랩 시연회'
구속 갈림길 선 김경수… 승부처는 '킹크랩 시연회'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8.08.17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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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킹그랩 시연'… "묵인했다" vs "모르는일"
법정 공방전 전망… 이르면 오늘 구속여부 결정
김경수 경남도지사. (사진=연합뉴스)
김경수 경남도지사. (사진=연합뉴스)

'드루킹 댓글조작 의혹'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는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구속의 갈림길에 섰다.

드루킹 사건을 조사해 온 허익범(59·사법연수원 13기) 특별검사팀과 김 지사는 수사 성패와 정치생명을 두고 양보할 수 없는 대결을 벌인다.

서울중앙지법 박범석 영장전담부장판사는 17일 오전 10시30분 김 지사의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 혐의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다.

이날 재판의 최대승부처는 김 지사가 드루킹 일당이 개발해 사용하던 댓글조작 프로그램인 '킹크랩'의 시연을 봤는지 여부다.

김 지사는 2016년 11월 드루킹이 운영한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를 찾아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 시연을 보고 사용을 승인·묵인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김 지사의 지시·묵인에 따라 드루킹 일당이 킹크랩 개발을 완료해 네이버 기사 댓글에 달린 호감·비호감 버튼을 수천번 부정 클릭할 수 있었다고 보고 있다.

킹크랩 시연회를 참관하며 김 지사가 드루킹 일당이 댓글 조작을 한다는 걸 알게 됐고, 이후 드루킹 김씨에게 보낸 기사 인터넷주소(URL)가 사실상 댓글 조작을 지시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는 핵심 증거로는 드루킹 일당이 시연회 날 작성한 '20161109 온라인정보보고'라는 MS 워드 파일이 있다.

이 파일에는 드루킹이 이끈 단체 '경인선'과 킹크랩 등에 대한 설명이 담겨 있는데, 특검은 이 파일이 김 지사의 느릅나무 출판사 방문에 대비해 만들어진 것으로 판단했다.

특검은 드루킹이 김 지사에게 보여줬다고 주장하는 킹크랩 프로토타입이 실제로 시연회 당일 새벽 개발이 완성된 디지털 흔적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김 지사는 수사 초기부터 드루킹을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로 소개받았을 뿐 댓글조작 범행을 몰랐으며, 킹크랩의 존재 역시 모른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드루킹의 제안에 따라 느릅나무 출판사를 찾은 사실이 있지만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에 대한 소개만 받았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드루킹 측이 댓글 조작을 한다는 것을 경찰 수사 이후 언론을 통해 알게 됐기 때문에, 기존에 보낸 기사 URL은 선플 운동을 요청하는 차원이었다고 해명해왔다.

특히 김 지사는 드루킹 측의 주장과 별도로 김 지사가 실제 시연회를 참관하거나 사용을 승인했다는 의혹을 직접 입증하는 증거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특검이 내세우는 물증이 사실상 '정황'을 보여주는 것에 불과한 만큼, 실제로 그가 시연회를 보고 킹크랩 사용을 승인했다는 증거는 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처럼 평행선을 달리는 양측은 이날 심사에서 명운을 건 치열한 공방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김 지사는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며 대권 주자 반열에 오른 상황에서 법원의 결정에 따라 그의 정치적 경력이 위태로워질 가능성이 있다.

특검팀은 당초 김 지사의 공모 여부를 파헤치는 것을 목적으로 출범한 만큼 영장 기각시 '빈손 특검'으로 책임론에 직면할 수 있다. 수사기간 연장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양측이 사실관계 및 법리적용 등 모든 부분에서 치열한 싸움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심사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법원의 영장 발부 여부는 이르면 이날 밤, 늦어도 18일 새벽 결정된다. 법원이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