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과업계의 도 넘는 벤치마킹
국내 제과업계의 도 넘는 벤치마킹
  • 김견희 기자
  • 승인 2018.08.17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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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빼로·새우깡·초코송이 원조는 일본
"독자적 상품...적극적인 연구개발 필요"
 

빼빼로, 새우깡, 초코송이 등 내로라하는 제과업체 대표 제품들이 사실상 한국이 아닌 일본에 뿌리를 두고 있어 독자 상품을 위한 연구개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 대표 과자인 빼빼로는 일본 글리코 사의 '포키'와 비슷한 모양으로 끊임없는 표절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빼빼로는 1983년 국내에서 출시됐고, 포키는 이보다 17년 앞선 1966년 일본에서 출시된 제품이다.

농심 '새우깡' 역시 1964년 출시한 일본 가루비 사의 '갓파에비센'을, 1984년 국내 출시한 오리온 초코송이는 1975년 출시한 메이지 사의 '키노코노야마'와 제품 모양부터 포장지까지 비슷하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는다. 

이 제품들이 국내에 출시된 지는 수십 년이 된 장수제품이지만 결국 일본에 뿌리를 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이 유통·식품업에서 우리보다 역사가 길고 선진화된 것이 많다 보니 아무래도 벤치마킹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지나친 베끼기는 낯이 뜨거울 정도다“고 말했다. 

최근에도 이러한 현상은 이어지고 있다. 오리온이 지난해 초 출시한 꼬북칩은 일본 야마자키 비스킷의 ‘에아리아루(Aerial)’와 매우 유사하다. 

또 올해 출시한 냉동 디저트 '마켓오 생초콜릿'은 일본의 유명 생초콜릿 '로이스 생초콜릿'과 흡사하다는 지적이다.

빙그레가 지난 4월 출시한 콘 아이스크림 '슈퍼콘'도 일본 글리코 사의 '자이언트콘'과 패키지 비슷해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롯데주류가 지난해 선보인 맥주 '피츠(Fitz) 수퍼클리어'는 일본 롯데 껌 '피츠'(Fit's) 상표를 표절했다는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불황과 사드 후폭풍에 따른 수출 부진으로 제과업체들이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대신 안정적이고 보수적인 방향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국내 업계 전반의 경쟁력을 깎아먹는 일이므로 연구개발에 집중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peki@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