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이 키우는 스타트업, 과연 다를까?
대기업이 키우는 스타트업, 과연 다를까?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8.08.16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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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C-Lab' 통해 500개 과제 지원…링크플로우, 망고슬래브, 모닛 등 성과 나와
SK 대학 연계 '청년비상', 한화 '드림플러스'로 스타트업 플랫폼 지원
(사진=삼성전자)
(사진=삼성전자)

지난해 12월 LG그룹을 시작으로 현대자동차, SK, 신세계, 삼성 그리고 최근 한화그룹까지 연달아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20조원에서 180조원에 이르는 규모도 규모지만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각자의 계획도 눈에 띈다.

우선 삼성을 보면 'C-Lab 인사이드' 200개, 'C-Lab 아웃사이드'에 300개 과제 등 사내외 스타트업 500개 과제 지원 계획이 눈에 띈다. 

특히 C-Lab 인사이드는 스타트업을 원하는 직원들이 두려움 없이 시도할 수 있도록 한 조치가 특이하다. 삼성은 C-Lab 인사이드 아이템 사업을 위해 삼성전자를 퇴직하고 분사하더라도 5년 이내에 복직이 가능하도록 했다. 대기업 퇴직이라는 부담을 덜어줌으로써 적극적으로 스타트업을 시도할 수 있는 조치다. 실제 스타트업을 위해 퇴사했던 임직원 7명이 삼성전자로 복직한 사례가 있다.

삼성에 따르면 지난 6년 동안 C-Lab을 통해 임직원 739명이 183개의 사내벤처 과제에 참여했고 31개(119명)는 분사를 통해 법인을 설립했다. C-Lab 출신으로 목걸이형 360도 촬영 카메라 아이템으로 지난 2016년 10월 분사한 ‘링크플로우’는 2017년 일본 글로벌얼라이언스와 3000대 공급 계약 체결에 성공했다. 또 2018년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인 CES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소형 메모지 출력용 프린터를 개발한 ‘망고슬래브’는 2016년 5월 분사 후 설립 1년 만에 매출 80억원을 달성했으며 2017년 3월 분사한 ‘모닛’은 센서기술을 이용한 베이비 모니터로 최근 12억원 규모의 벤처캐피털 투자를 유치해 요양병원 등 미국 실버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을 정도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

SK는 대학교와 연계한 ‘청년비상(飛上)’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안을 포함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대학생에게 창업교육과 창업 인큐베이팅을 제공해 창업을 활성화하는 프로젝트로 대학은 창업교육과 창업 아이템 발굴을, SK는 창업 아이템 고도화에 이은 사업화를 지원한다.

지난 2015년 SK는 25개 대학에 1학기당 200명씩 2년간 2만명에게 창업교육을 실시했다. 이어 대학간 우수 사업 아이템을 선발하는 경진대회에서 선발된 팀을 대상으로 인큐베이팅을 실시했다. SK는 스타트업의 초기 정착금과 사무실을 무상 제공한 뒤 해외 투자유치와 판로개척을 위해 네트워킹과 인프라를 지원한다.

한화 또한 단순 청년 채용에서 벗어나 인재 양성과 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청년 및 스타트업 지원 투자펀드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또 한화의 인재육성 사회공헌 프로그램이자 플랫폼인 ‘드림플러스’로 청년 취업과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 해외진출 지원을 위한 사업도 펼칠 예정이다. 

그러나 대기업 투자 늘리기가 정권 비위맞추기, 구색 맞추기에 불과한 점도 보인다. 지난 1월 현대차는 기획재정부와의 만남에서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500억원 규모 ‘AI Alliance Fund’를 운영하겠다고 밝혔지만 국내 스타트업이 아닌 미국과 유럽, 이스라엘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하고, 독자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SK텔레콤, 한화자산운용과 함께 설립해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현대차의 노력은 미미하다.

[신아일보] 김성화 기자 shkim@shk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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