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소녀상' 건립 후 무방비… "철저한 관리 필요"
'평화의 소녀상' 건립 후 무방비… "철저한 관리 필요"
  • 이서준 기자
  • 승인 2018.08.14 09: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국 102개 소녀상 관리 자원봉사 형식으로 이뤄져
위안부 후원 마리몬드, 공공조형물 지정 캠페인 진행
(사진=신아일보 DB)
(사진=신아일보 DB)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해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기 위해 건립한 '평화의 소녀상'이 후속 관리의 부실로 무방비 상태에 놓여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 등에 따르면, 전국에 세워진 총 102개의 소녀상 중 대부분이 무방비로 노출되면서 스크래치가 나거나 주변에 쓰레기가 버려지는 등 몸살을 앓고 있다.

소녀상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모금으로 세워지며 지역별로 발족한 건립추진위원회가 제막부터 유지·관리까지 전 과정을 담당한다.

특히 유지·관리의 경우 추진위를 중심으로 지역주민들이 자원봉사활동 격으로 '지킴이' 활동을 하지만 자원봉사 형식의 한계상 주기적이고 철저한 관리가 어려운 실정이다.

무엇보다도 소녀상의 건립 의미를 무색케 하는 국민들의 무심한 행동들이 SNS 등에 소개되면서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다.

지난달 대구에서는 소녀상을 툭툭 치거나 쓰다듬는 등 훼손을 한 중학생의 영상이 SNS에 올라왔고 지난해에는 경북에 있는 소녀상 얼굴 2∼3곳에 날카로운 물체로 긁힌 것으로 보이는 3∼4㎝가량의 자국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서기도 했다.

비교적 관리가 잘 되고 있는 서울의 16개 소녀상의 경우에도 주변에 담배꽁초, 아이스크림 막대기 등의 쓰레기들이 방치돼 있어 눈살을 찌뿌리게 하고 있다.

이에 소녀상의 철저한 관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후원하는 업체인 마리몬드는 소녀상의 공공조형물 지정을 위해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 캠페인에 무려 15만명이 서명 형식으로 참여해 공공조형물로 지정된 소녀상 수는 올해 초 10개도 안되던 것에서 최근 32개까지 늘어났다.

공공조형물로 지정되면 지자체가 폐쇄회로(CC)TV를 통해 24시간 감시를 할 수 있어 보다 철저한 감시가 가능해지고 파손된 곳이 있는지를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정기점검과 소녀상 주변 환경정비 등도 받을 수 있다.

위안부 문제와 관련된 사회단체 관계자는 “소녀상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청소나 관리가 전혀 안 되고 방치된다면 건립 의미가 퇴색될 것”이라며 “이를 잘 관리하는 노력이 병행되야 한다”고 말했다.

ls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