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정 스님 "12월 31일 총무원장직 사퇴"
설정 스님 "12월 31일 총무원장직 사퇴"
  • 고아라 기자
  • 승인 2018.08.13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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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 스님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설정 스님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여러 의혹에 휘말려 사퇴 압력을 받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이 올 연말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설정 스님은 13일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조계종 사부대중에게 드리는 글'을 직접 읽으며 "어떤 오해와 비난이 있더라도 종단 개혁의 초석을 마련하고 오는 12월31일 총무원장직을 사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설정 스님은 사유재산 은닉과 은처자 의혹 등 지금까지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 "전혀 근거가 없고 악의적으로 조작된 것"이라며 "(진실을) 명백히 밝혀 한 점 부끄러움을 남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종단 안정을 위해 스스로 사퇴하고자 했지만, 기득권 세력에 의해 은밀하고도 조직적으로 견제되고 조정되는 상황을 목도하면서 사퇴만이 종단을 위한 길이 아님을 깨닫게 됐다"고 설명했다.

설정 스님은 "이 시간 이후 조계종을 걱정하는 사부대중의 개혁에 대한 열망과 뜻을 담아 종헌종법을 재정비해 조계종 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혁신위원회를 새롭게 발족하고 유명무실한 위원회가 아닌, 실질적이고 명실상부한 개혁위원회가 될 수 있도록 종단개혁을 추진할 것을 사부대중에게 약속한다"고 말했다.

이어 "혁신위원회는 종단의 원로스님과 중진스님 그리고 모든 종도들의 의견을 수렴해 개혁의지가 투철하고 경험 있는 분들로 구성하여 진정한 개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설정 스님은 "비구, 비구니스님들이 입산에서부터 입적 시까지 의식주와 의료 등 체계적이고 포괄적인 복지시스템을 구축해 안정적인 환경 속에서 승려들이 수행과 포교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부당한 징계를 받은 승려들을 위한 복권 제도를 새롭게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그동안 혼탁한 선거로 인해 많은 사부대중에게 실망을 줬던 세속적이고 타락한 종단의 선거개혁을 추진하겠다"면서 "이를 위해 직선제를 포함한 다양한 방안에 대해 의견을 수렴하고 모든 사부대중이 인정할 수 있는 선거제도를 만들어 내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조계종 교구본사주지협의회장 성우 스님은 지난 1일 협의회 회의 후 설정 스님을 예방한 뒤 "총무원장 스님께서 8월16일 개최하는 임시중앙종회 이전에 용퇴하겠다는 말씀을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설정 스님이 7일 유전자 검사를 위해 병원에서 세포를 채취하며 의혹에 대해 강력 부인해왔다.   

[신아일보] 고아라 기자

ar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