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 붐에도 실적 악화 쌍용차…타계 '청사진'도 없다
SUV 붐에도 실적 악화 쌍용차…타계 '청사진'도 없다
  • 이정욱 기자
  • 승인 2018.08.13 14:2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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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악화' '실적 악화'로 이어져…SUV 전문업체임에도 전략 모델 없어
세계 최대 시장 미국·중국 수출 '0'…인도·중동·동유럽, 내수 의존도 여전
(사진=쌍용자동차)
(사진=쌍용자동차)

올해 신년사에 야심차게 글로벌 전략을 밝혔지만 3분기임에도 제대로된 전략이나 시행 의지는 보이지 않는다.

쌍용차가 수출하려면 미국과 중국을 빼놓을 수 없다. 최종식 쌍용자동차 사장도 올해 신년사를 통해 "SUV 선도 기업으로서 입지를 보다 확고히 하자"며 "강화된 경쟁력으로 신 시장을 개척하는 등 과감한 글로벌 전략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 말했지만 현재로서는 계획 자체가 없는 상태다.

쌍용차는 국내 SUV 전문 완성차 업체로 모델들이 시장에서 인기가 높다. 국내 완성차 7월 판매 실적을 보면 국내 SUV 시장에서 10위권 안에 3개가 쌍용차 모델이다. 렉스턴 스포츠 모델이 4025대를 판매해 4위를 기록했고 뒤이어 티볼리가 5위에, G4 렉스턴이 1580대 팔려 10위에 올랐다.

그러나 쌍용차는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올해 상반기 실적을 살펴보면 먼저 매출이 1조7506억원으로 지난해 1조6918억원 보다 3.5% 증가다. 반면 영업손실은 38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263억원보다 적자폭이 커졌다.

쌍용차는 2017년 상반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출시 3년 차 티볼리 브랜드와 G4 렉스턴 판매량 증가로 내수 판매가 8년 연속 성장세를 기록했지만 수출 물량 감소로 전체 판매량은 2016년 대비 7.8% 감소했다”고 밝혔다. 즉 실적 악화 주요인이 해외 시장에 있었다는 얘기다.

여기에 올해 상반기 내수 판매량이 4% 줄어드는 동안 수출은 8% 감소하며 수출량 하락폭이 더 커져버렸다.

최근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바람이 거센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 쌍용차가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기준 SUV 판매 비중은 2017년 1~5월 42%에서 2018년 동기간 47%까지 올랐다. 중국 시장에서도 SUV 비중은 40%에서 42%로 확대 중이다. 유럽 또한 29%에서 34%로 커졌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시장 확대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쌍용차는 인도 CKD를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시장과 중동·아프리카·동유럽, 남미 등에서 수출이 늘었을 뿐이다.

지난 5월 쌍용차 대주주 마힌드라와 미국 시장 동반 진출 계획을 묻는 질문에 최 사장은 "마인드라와는 따로 금년 하반기 미국 시장 진출 계획을 확정하고 제품을 준비하는 중"이라며 "어떤 식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금년 하반기에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2분기 당기순손실 53억7700만원을 더해 약 400억원 이상 결손금이 쌓여있는 상태라 대규모 투자는 어려울 전망이다. 미국이 자동차 관세 부과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쌍용차 홀로 미국 시장을 진출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 시장은 애초 거래 자체가 없는 상태다"며 "쌍용차 해외 수출 규모가 크지 않아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결국 현재로서는 지난해에 이어 내수시장과 인도나 아시아, 중동, 동유럽, 아프리카 등 지역에서의 성장만 기대하는 모양새다.

결국 미·중 시장을 공략할 구체적인 청사진조차 없다는 얘기다.

lupin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