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는 듯한 더위에 지친 밤, 사람들의 피로함을 덜어줄 신비로운 천문현상이 잇따라 일어날 예정이다.
한국천문연구원(KASI)은 11일 저녁부터 13일 새벽까지 서쪽과 북동쪽 하늘에서 천문현상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우선 이날 저녁 7시 12분 경남지역을 제외한 전국에서는 붉은 해가 달에 일부 가려지는 부분일식이 나타난다.
일식은 태양-달-지구가 일직선에 놓일 때 달이 태양을 가리면서 지구에서 보는 태양의 모양이 변하는 천문현상이다. 해를 완전히 가리면 개기일식, 일부만 가리면 부분일식이라고 한다.
지역별로 일식을 관측할 수 있는 면적은 조금씩 다른데, 한반도에서는 대체로 태양의 3∼8% 정도가 가려진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일몰 직전이어서 서쪽 하늘이 트여 있는 곳을 중심으로 일식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부산, 울산, 포항 등 동남쪽 일부 지역은 관측이 불가능하다.
태양이 달에 가장 많이 가려지는 시간은 오후 7시 46분으로 전체의 35%가 가려진다. 하지만 이미 해가 진 뒤여서 최대식 모습은 볼 수 없다.
12일 밤부터 13일 새벽 사이에는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Perseid)가 북동쪽 하늘에 별똥별을 뿌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페르세우스 유성우는 태양을 133년에 한 바퀴씩 회전하는 스위프트-터틀 혜성이 지나간 자리에 남은 부스러기들이 지구 공전궤도와 겹칠 때 초속 60㎞ 정도의 빠른 속도로 대기권에 빨려들어 불타면서 별똥별이 되는 현상이다.
이날은 달빛이 거의 없는 월령 1.1일로 하늘이 매우 어두울 것으로 보여 날씨가 맑으면 별똥별 관측에 매우 적합한 환경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페르세우스 유성우 극대기(ZHR)는 13일 오전 9시 44분, 유성우 수는 시간당 110개 정도이나, 이 시간은 해가 뜬 뒤다.
따라서 올해 페르세우스 유성우 관측 적기는 12일 밤부터 13일 새벽 해뜨기 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천문연구원 관계자는 "별똥별을 잘 관측하려면 도시 불빛에서 벗어나 깜깜하고 맑은 밤하늘이 있는 곳, 주위에 시선을 가로막는 높은 건물이나 산이 없는 곳으로 가는 게 좋다"며 "유성우를 볼 때 망원경이나 쌍안경을 사용하는 것보다 맨눈으로 보는 것이 더 좋다"고 덧붙였다.
[신아일보] 장유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