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조사 마친 김경수 "특검이 공정한 답 내놓을 차례"
2차 조사 마친 김경수 "특검이 공정한 답 내놓을 차례"
  • 박고은 기자
  • 승인 2018.08.10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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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시간 고강도 조사… 드루킹과 3시간30분간 대질도 진행
드루킹 일당의 댓글조작 공모 혐의를 받고 있는 김경수 경남도지사 (사진=연합뉴스)
드루킹 일당의 댓글조작 공모 혐의를 받고 있는 김경수 경남도지사 (사진=연합뉴스)

'드루킹 댓글조작 의혹' 사건의 핵심으로 꼽히는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두 번째 특검 조사를 마치고 10일 귀가했다.

지난 9일 오전 9시26분께 서울 서초구 허익범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김 지사는 이날 오전 5시 20분께까지 20시간 가까이 고강도 조사를 받았다.

조사를 마치고 다소 피곤한 표정으로 취재진과 만난 김 지사는 "특검이 원하는 만큼, 원하는 모든 방법으로 조사에 협조하고 충실하게 소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는 특검이 어떤 정치적 고려도 없이 오직 진실에 입각해서 합리적이고 공정한 답을 내놓을 차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저는 경남으로 내려가서 도정에 전념하고, 경제와 민생 살리기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그동안 함께 응원하고 격려해주시고 믿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 시연을 보거나 드루킹과 인사청탁을 주고받은 적이 없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입장 바뀐 것 없다"라고 답한 뒤 곧바로 준비된 차량에 탑승했다.

특검은 김 지사가 2016년 11월 드루킹이 운영한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를 찾아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 시연을 보고 사용을 승인·묵인했다고 보고 있다.

또 2017년 12월 드루킹에게 지방선거를 도와달라고 요구하면서 그 대가로 일본지역 고위 외교공무원직을 제안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이에 특검은 이날 김 지사를 상대로 드루킹과의 관계 및 댓글 조작 범행 개입 여부, 인사 청탁 및 불법 자금 의혹 등 그간 불거진 의혹 전반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특히 특검은 이번 조사에서 의혹의 핵심으로 평가받는 김 지사와 드루킹에 대한 대질신문을 약 3시간 30분가량 진행했다. 두 사람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는 만큼 각각의 주장 신빙성을 확인하기 위한 취지다.

대질신문 과정에서 드루킹은 김 지사가 2016년 11월 오후 8시께 출판사를 찾아와 킹크랩 시연을 지켜보고 '사용을 허락해달라'는 자신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고 주장했다.

또한 김 지사가 지방선거에 도움을 줄 것을 요청하면서 일본지역 고위 외교공무원직을 역제안했다고도 주장했다.

반면에 김 지사는 당일 느릅나무 출판사를 방문한 사실은 있지만 드루킹이 킹크랩과 같은 댓글조작 프로그램을 보여준 기억 자체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특검은 두 사람의 '설전'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며 진술이 조금씩 변하는 부분이나 논리적 모순점 등을 발견하며 어느 쪽이 신빙성을 유지하느냐를 가늠하는 데 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1차 수사 기간을 15일 남긴 특검은 이번 조사가 수사의 성패를 가를 핵심 단계라 보고, 두 사람의 진술 내용 분석에 수사력을 집중할 예정이다. 이후 조사 내용을 토대로 김 지사의 신병처리 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다.

아울러 특검은 드루킹과 접촉했던 청와대 인사들을 상대로도 마지막 수사를 벌일 전망이다. 김 지사에게 드루킹을 소개한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오는 11일께 참고인으로 소환해 그의 구체적 역할을 규명한다는 방침이다.

gooeun_p@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