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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개발 뻥튀기] ② 3선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급한 발언'
[여의도 개발 뻥튀기] ② 3선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급한 발언'
  • 김재환 기자
  • 승인 2018.08.09 12: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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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도계위 위원 "실체 없는 계획" 비판
집값 급등 우려 '속도조절·내용축소' 관측도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달 9일 오후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호텔에서 열린 '2018 세계도시정상회의'에서 서울의 도시재생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달 9일 오후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호텔에서 열린 '2018 세계도시정상회의'에서 서울의 도시재생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여의도 부동산시장이 올 여름 폭염만큼이나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여의도 통합 개발' 깜짝 발표 이후 나타난 현상이다. 갑작스런 개발호재 소식에 집값은 치솟았고, 정부는 진화에 나섰으며 부동산 전문가들은 분주해졌다. 그러나 박 시장의 최초 발언이 나온 지 약 한 달이 지난 지금 서울시는 여의도에 대규모 개발은 없다고 못박았다. 여의도를 둘러싼 논란의 진실은 무엇이며, 상황이 급반전된 원인을 분석해봤다.<편집자주>

박원순 서울시장이 여의도를 신도시급으로 통째 재개발하겠다고 밝힌 이른바 '여의도 마스터플랜'은 구상 단계에 불과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자들 사이에서는 준비되지도 않은 계획안을 박 시장이 성급히 발표했다는 비판까지 일고 있다. 서울시는 방향성을 제시한 정도의 발언이 와전된 것일뿐이라고 해명했지만, 일각에서는 집값 상승 우려에 시 차원에서 내용을 축소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여의도가 충격을 넘어 혼란으로 빠져드는 모습이다.

◇ 대략적 구상안만 있어

'2018 세계도시정상회의' 참석차 싱가포르에 있던 박원순 시장은 지난달 10일 동행기자들에게 "여의도를 통으로 재개발하겠다"거나 "신도시에 버금가게 만들 수 있는 마스터플랜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또, 같은 달 25일에는 "여의도는 서울의 맨해튼처럼 돼야 한다"며 대규모 개발을 시사했다.

그러자 많은 언론은 각종 인프라와 초고층 업무시설 조성계획을 골자로 한 여의도 마스터플랜의 큰 틀이 완성됐다며, 세부사항만 보강하면 이달 발표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서울시와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등에 따르면, 여의도 마스터플랜은 구상단계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아파트 재건축을 중심으로 한 주거시설 개선 계획 정도인 것으로 확인됐다.

확정되지 않은 여의도 마스터플랜이 서울시장에 의해 서둘러 과대포장된 상태로 세상에 알려지게 된 셈이다.

이 때문에 서울시 도계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박 시장의 성급함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도계위 A위원은 "박 시장이 다소 성급하게 발표한 것"이라며 "지난달 18일 열린 재건축 심사 당시만 해도 전체 계획안은 마련되지 않은 상태였고 대략적인 구상안만 있어 위원들도 다소 당황했다"고 말했다.

박 시장 발언 이후 '여의도 공작아파트 재건축 수립 계획안'이 도계위 안건으로 상정돼 심사위원들이 서울시에 여의도 마스터플랜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없었다는 것이다.

여의도공원에서 바라본 금융업무지구 모습.(사진=신아일보DB)
여의도공원에서 바라본 금융업무지구 모습.(사진=신아일보DB) 

◇ 서울시 "박 시장 의도 와전됐다"

일각에서는 박 시장이 준비되지 않은 마스터플랜을 공개한 것이 아니라 집값 상승 우려 때문에 서울시가 관련 내용을 축소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서울시의회의 한 현직 의원은 "집값이 들썩이고 있어서 (서울시) 실무진들이 한 템포 줄이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발표는 안 됐지만 여의도 마스터플랜과 같이 여의도 전체를 개발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은 어느 정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박 시장의 의도가 다소 와전됐다고 해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장님의 구상이나 생각, 희망을 제시한 것인데, 마치 금방이라도 서울시가 대규모 개발을 시작할 것처럼 와전된 측면이 있다"며 "새로운 땅에 신도시를 건설하는 것도 아니고, 기성시가지에 당장 대규모 개발을 추진하기는 어려울 뿐더러 현재 확정된 내용은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현재 여의도 전 지역 토지용도를 상업지역으로 설정하는 계획 정도가 확정적"이라며 "새로운 길을 만든다든가, 선착장을 개발해 새로운 교통수단을 도입하거나 새로운 토지에 무엇을 건설하려는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여의도 토지를 상업지역으로 설정하는 계획은 이미 '2030 서울플랜'에 담겨 있으며, 언론을 통해서도 많이 알려져 있던 내용이다.

이처럼 박 시장의 여의도 개발 발언을 해석하는 시각은 다양하다. 그러나 정부가 집값 잡기에 총력을 다하는 과정에서 나온 박 시장의 발언이 최근 서울 영등포구 집값을 요동치게 하고, 갖가지 추측을 낳으며 부동산 시장에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끝>

오피스 빌딩이 모여있는 여의도 업무지역 모습.(사진=신아일보DB)
오피스 빌딩이 모여있는 여의도 업무지역 모습.(사진=신아일보DB)

jej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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