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금지 '리얼돌' 국내서 버젓이 제작·판매… 찬반 논란 팽팽
수입금지 '리얼돌' 국내서 버젓이 제작·판매… 찬반 논란 팽팽
  • 문경림 기자
  • 승인 2018.08.09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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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카페 등서 홍보…600만원에 거래
"풍속 저해" vs "중증장애인 성욕 해소"
해당 업체에서 개당 약 600만원에 판매하는 리얼돌 모습 (사진=리얼돌 국내 제작 업체 카페 캡처)
해당 업체에서 개당 약 600만원에 판매하는 리얼돌 모습 (사진=리얼돌 국내 제작 업체 카페 캡처)

수입 금지 품목인 성인용품 '리얼돌'(전신인형)을 국내에서 직접 제작·판매하는 업체가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는 현재 리얼돌을 풍속 저해 상품으로 분류해 수입을 막고 있지만 국내에서 이를 제작·판매할 경우 단속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

9일 세관 당국 등에 따르면 올해 3월 리얼돌을 국내에서 제작한다는 업체의 홍보 카페가 개설돼 현재까지 약 1500명이 가입한 상태다. 하루 평균 방문자는 200여명이다.

리얼돌 구입은 경기도에 있는 해당 업체를 직접 방문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여기서 판매하는 리얼돌의 가격은 약 600만원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카페에는 5월부터 8월 사이 총 5개의 방문 및 구매 후기가 올라있다. 후기를 올린 구매자들은 '정말 대박이다. 실제 사람과 크게 차이가 안 난다', '160㎝에 30㎏ 정도 된다', '예쁘다'라고 썼다.

현재 국내 제작 업체의 리얼돌 판매를 두고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특히 성인용품인 리얼돌을 미성년자도 손쉽게 구매할 수 있어 이를 지적하는 의견이다.

중학생 아들이 이 업체에서 리얼돌을 구매했다는 A씨는 "성인 인증 카페라는데 아이들도 쉽게 가입이 가능했다"며 "공장을 차려서 전신 단백질 인형을 팔고 있는데 수입은 불법이고 제작은 불법이 아니라니 어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경찰 관계자는 "리얼돌과 같은 성인용품의 제작 및 판매 행위 자체를 처벌하는 법 조항은 없다"며 "사용하는 재료의 유해성이나 사업자 등록 절차 등은 별개의 문제다. 관련 위법 행위가 있는 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리얼돌의 통관 불허를 두고서도 의견은 엇갈렸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는 '리얼돌 수입을 허용해 달라'는 취지의 청원이 19개 올라왔다. 인터넷에서도 '집에서만 쓰는 물건인데 왜 불법인가?', '중증장애인의 성욕 해소에 리얼돌이 필요하다'는 등의 글이 검색됐다.

인천세관 관계자는 "세관이 자의적으로 판단해 통관을 불허하는 게 아니라, 교수·변호사 등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통관심사위원회가 사회적 통념을 고려해 내리는 결정"이라고 밝혔다.

[신아일보] 문경림 기자

rg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