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징크스…이번엔 삼성發 180조 투자 폭탄
손학규 징크스…이번엔 삼성發 180조 투자 폭탄
  • 이동희 기자
  • 승인 2018.08.08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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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불 켜진 한국 경제 살릴 대형 호재'
손학규 바른미래당 상임고문이 8일 국회 정론관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손학규 바른미래당 상임고문이 8일 국회 정론관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손학규 바른미래당 상임고문이 중요한 정치적 결단을 내릴때 마다 대내외적으로 빅이슈가 터진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우스갯소리로 '손학규 징크스'라고 부른다.

삼성이 8일 경제활성화와 신산업 육성을 위해 향후 3년간 180조원을 신규 투자하고 4만명을 직접 채용하기로 했다. 단일 그룹으로는 역대 최대규모다.

특히, 국내에만 130조원을 투자하기로 밝혀 이에 따른 고용 유발 효과는 약 70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러니하게도 손 고문이 정치 재개를 선언한지 불과 3시간 지난 시점에서 나온 발표다. 이른바 '손학규 징크스'가 미약하게 나마 이어지는 모양새다. 

손학규 징크스는 12년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손 고문은 지난 2006년 경기지사 임기를 마친 뒤 한나라당 대선 후보를 염두에 두고 떠난 '100일 민심대장정'의 마지막날 북한에서 제1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이듬해인 2007년에는 한나라당 탈당을 선언했다. 이날은 한미FTA(자유무역협정)가 체결된 날이다. 

또 민주당 대표 시절인 2010년에는 이명박 정권의 민간인 사찰 특검 도입을 요구하며 서울광장에서 천막농성에 들어갔지만, 이튿날 북한 연평도 포격사건이 터져 이렇다할 투쟁도 못하고 끝나고 만다. 
 
이어 2014년 재보선에서 낙마한 뒤 전남 강진의 한 토막집 칩거생활에 들어간다. 이후 2년 2개월여 뒤 "이제 만덕산이 내려가라고 한다"며 정계복귀를 알리고 더불어민주당 탈당까지 선언하며 이슈몰이를 이어갔다. 

그러나 며칠 안돼 '최순실 태블릿PC'가 언론에 보도되자 온 나라가 최순실 블랙홀에 빠져들며 손 고문의 정계 복귀 소식은 또 한번 묻히게 된다. 

또, 손 고문이 국민의당 입당을 선언한 날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특검에 의해 구속 수감되면서 모든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았다.  

2017년 3월 국민의당의 첫 대선 공약을 발표한 날은 주한미군 사드 배치 문제로, 2017년 9월에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자" 파격적인 견해를 내놨지만 'MB 블랙리스트' 사건이 터지면서 국민들 관심에서 멀어졌다. 

아울러 2017년 대선 이후 미국으로 떠났다가 귀국한 날에는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가 벌어졌다. 

이러한 손학규 징크스는 올해에도 이어졌다. 손 고문이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서울 송파을 재보궐선거 출마 의사를 밝히자, 같은 날 밤 그 다음달(7월) 열릴 예정이었던 북미회담을 돌연 취소하는 사태가 발생해 국내는 물론 국외 이슈까지 집어 삼켰다. 손학규 징크스의 화룡점정을 찍은 날이기도 하다. 

이처럼 손 고문이 중대 발표를 하는 날에는 정치적·사회적 사건을 넘어 외교적으로도 대형 사건이 터져 회자가 되고 있다. 

이날 삼성의 통 큰 투자는 북한의 핵실험급 이슈는 아닐 수 있지만, 빨간불이 켜진 한국 경제를 살릴 수 있는 대형 호재임에는 틀림이 없다.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신아일보] 이동희 기자

nic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