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휴가 중 '기무사 해편안' 대면보고… 재가 받아
올해 말까지 국방개혁 등 추진할 듯… 靑 "거취와는 무관"
국군기무사령부의 계엄령 문건과 관련해 '하극상 논란'이 벌어지며 한때 '경질설'이 불거진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문재인 대통령을 따로 만나 직접 기무사 개혁 방안을 보고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되며 거취가 다시 주목되고 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8일 브리핑을 통해 "송 장관의 문 대통령 대면보고는 3일 저녁에 이뤄졌다"고 확인했다.
이어 김 대변인은 "기무사 개혁안은 2일 안보실을 통해 서면으로 문 대통령에게 보고가 됐고, 휴가 중이던 문 대통령은 서면보고만으로도 내용을 충분히 파악해 3일 낮 대통령 지시사항을 발표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3일 휴가지에서 청와대로 복귀한 뒤 저녁에 송 장관의 대면보고가 있었다"며 "그 내용은 서면보고와 마찬가지로 기무사의 '해편안'에 대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대면보고 자리에는 안보실장과 민정수석도 함께 있었다"고도 말했다.
그는 이어 "누가 먼저 대면보고를 요청했는지는 모른다"면서도 "흐름을 보면 송 장관이 먼저 보고를 하겠다고 요청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송 장관은 당초 기무사를 국방부 본부로 흡수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그러나 군 정보기관이 본래의 기능을 하기 위해선 사령부급 직할부대로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송 장관은 이 같은 내용을 문 대통령에게 제시해 재가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송 장관이 사실상 유임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송 장관은 올해 말까지 기무사 개혁을 포함한 국방개혁을 중점 추진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송 장관은 지난 6일 페이스북에도 "일부 지연 과제도 '국방개혁 2.0' 수립과 함께 정상 추진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 같은 뜻을 내비친 바 있다.
군 안팎에선 송 장관이 국방개혁 업무추진 시한을 언급한 것은 청와대로부터 언질받은 장관 유임기간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이에 대해 김 대변인은 "송 장관의 거취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말했다.
'송 장관이 주장한 기무사 개혁 방안과 대통령 지시사항이 일치하나'라는 물음에는 "두 분 사이에서 의견이 일치됐기 때문에 문 대통령이 해편안을 말씀하신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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