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연구] 손태승 우리은행장…지주사 전환으로 제2의 전성기 맞나
[CEO연구] 손태승 우리은행장…지주사 전환으로 제2의 전성기 맞나
  • 이혜현 기자
  • 승인 2018.08.08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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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필충천(飛必沖天) 기세로 새로운 역사 창조 서막 알려
 
손태승  우리은행장. (사진=우리은행)
손태승 우리은행장. (사진=우리은행)

지난해 12월 취임 이후 탄탄대로를 걷고 있는 손태승 우리은행장이 제2의 황금기를 맞고 있다.

우리은행은 일대 숙원사업인 지주사 전환사업이 순항모드로 진척되고 있고 올 상반기 실적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웃음꽃이 피었다. 이 같은 우리은행의 광폭행보에는 손 행장의 역할이 주요했다는 평가다.  

손 행장은 취임일성으로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기업 가치를 높여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지난 8개월 간 균형 있는 내실성장의 기반을 다졌고 그 결과는 상반기 기준 사상최대 실적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3059억 원으로 상반기 기준 2007년(1조3360억원) 이후 11년 만에 최대 실적을 냈다. 우리은행의 안정적인 실적상승은 현재 진행 중인 지주사 전환에도 긍정적인 영향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의 이 같은 호실적은 글로벌 부문과 자산관리 중심의 수익구조 개선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2014년부터 글로벌 사업본부장과 글로벌 부문장을 지낸 손 행장은 취임 초부터 해외 진출에 공을 들여왔다.

당시 18개국 73개였던 글로벌네트워크를 25개국 410개로 확대했고 총자산은 147억 달러(약 16조1700억 원)에서 231억 달러(약 25조4100억 원)로 약 57% 증가했다.

특히 우리은행은 지난 6월 WB캄보디아 인수하며 3년 만에 글로벌 영업망을 410개를 확보해 국내은행 중 최초로 글로벌 20위권(해외네트워크 기준)에 진입했다.

손 행장은 올해 해외 자산과 영업수익을 각각 249억 달러(약 27조3900억 원), 5억800만 달러(약 5588억 원)으로 늘리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성장 잠재력이 높은 동남아시장에 대한 투자를 더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비금융지주 체제에서는 출자한도 제한 등으로 인해 비은행 및 글로벌 사업 확대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

특히 비은행 사업부문 강화와 글로벌 사업 확장을 통해 자본효율성과 기업 가치를 높이는 것은 우리은행이 내년 초 지주사 설립해 상장한다는 계획과 맞물려 진행돼야할 과제다.  

증권이나 자산운용, 부동산 신탁 부문은 최근 금융권에서 알짜 계열사로 주목받고 있는 분야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매각시장에 나온 롯데그룹의 금융계열사 지분을 인수할 1순위로 우리은행을 꼽고 있다.

롯데그룹이 롯데지주가 보유한 롯데카드 지분 93.8%와 롯데캐피탈 지분 25.6%, 롯데손해보험 등 금융계열사의 지분 처분을 위해 우리금융지주 등 국내 금융지주와 의견을 타진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롯데그룹이 일본 롯데 계열사들과 금융계열사 지분을 맞교환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한층 더 엄격해진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로 인해 해외매각은 사실상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제3자 매각 시나리오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우리은행이 지주사 전환 후 우리금융지주가 롯데 금융계열사 지분을 패키지로 인수할 경우 롯데그룹의 엘포인트(L-point) 빅데이터를 확보해 사업 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고 비은행 부문 경쟁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어 유력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지주사 전환이 마무리된 후 우리금융지주의 자회사 출자여력은 약 7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비은행부문의 인수·합병 후 계열사 간의 시너지가 나타나면 우리금융지주의 몸집도 불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지주사 출범 이후 우리은행이 기업 가치를 얼마나 끌어올릴 지도 관심을 끈다.

우리은행이 지주사 전환 후 금융권 판도변화의 주역으로 등장할지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손 행장이 어떤 리더십을 발휘할지도 주목된다.

hyun1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