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은산분리 대원칙 지키며 인터넷전문은행 운신 폭 넓혀줘야"
文대통령 "은산분리 대원칙 지키며 인터넷전문은행 운신 폭 넓혀줘야"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8.08.07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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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바뀐다-인터넷전문은행 규제혁신' 참석… 두 번째 현장방문
"규제가 발목 잡았다" 지적… '붉은 깃발법' 언급하며 4차 산업혁명 강조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후 서울시 중구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열린 인터넷 전문은행 규제혁신 현장방문 행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후 서울시 중구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열린 인터넷 전문은행 규제혁신 현장방문 행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7일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지분보유 제한)는 우리 금융의 기본 원칙이나 지금의 제도가 신산업의 성장을 억제한다면 새롭게 접근해야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열린 인터넷 전문은행 규제혁신 현장방문 행사 '대한민국이 바뀐다-인터넷전문은행 규제혁신'에 참석해 이같이 밝힌 뒤 "은산분리라는 대원칙을 지키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이 운신할 수 있는 폭을 넓혀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번 '규제혁신' 현장 방문은 지난달 19일 '의료기기 분야 규제혁신 방안' 발표 행사 참석에 이어 두 번째다.

원칙을 지키는 선에서는 규제를 과감히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며 혁신성장에 드라이브를 거는 셈이다.

문 대통령은 "인터넷전문은행은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도 금융시장에 정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규제가 발목을 잡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인터넷전문은행에 한정해 혁신 IT 기업이 자본과 기술투자를 확대할 수 있어야 한다"며 "물론 대주주의 사금고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주주의 자격을 제한하고
대주주와의 거래를 금지하는 등의 보완장치가 함께 강구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혁신기술과 자본을 가진 IT기업의 인터넷전문은행 참여는 인터넷전문은행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이는 국민의 금융 편익을 더욱 확대할 뿐 아니라, 인터넷전문은행, 더 나아가 IT, R&D, 핀테크 등 연관 산업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인터넷전문은행의 활성화는 금융권 전체의 경쟁과 혁신을 촉진할 것"이라며 "이미 시장에 진입한 금융회사들은 경쟁과 혁신 없이도 과점적 이익을 누릴 수 있는 반면에 혁신적 아이디어를 가진 새로운 참가자들은 진입규제 장벽으로 시장진입 자체가 어려웠다"고 언급했다.

이어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규제혁신은 강력한 혁신성장 정책"이라며 "인터넷전문은행은 핀테크산업의 개척자이다. 금융과 ICT가 결합된 핀테크는 그 결합의 폭과 깊이를 더욱 확장하면서 금융생활과 금융산업의 지형을 바꾸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터넷 전문은행이 제공하는 '공인인증서 없는 은행거래'·'365일 24시간 은행거래'·간편송금·상담챗봇·앱투앱결제 등은 모두 핀테크 기업과 인터넷 전문은행의 협력으로 실현됐다"고 소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후 서울시 중구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열린 인터넷 전문은행 규제혁신 현장방문 행사에 참석해 핀테크 기업 페이콕의 'QR'코드를 이용한 결제 기술을 체험한 뒤 이용 수수료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후 서울시 중구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열린 인터넷 전문은행 규제혁신 현장방문 행사에 참석해 핀테크 기업 페이콕의 'QR'코드를 이용한 결제 기술을 체험한 뒤 이용 수수료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번 규제혁신이 핀테크를 4차 산업혁명시대의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정부 의지를 거듭 확인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며 "인터넷 전문은행에 대한 규제혁신은 은산분리라는 기본 원칙을 확고히 지키면서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일로, 규제방식 혁신의 새로운 사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정부는 인터넷 전문은행 규제혁신이야말로 고인 저수지의 물꼬를 트는 일로 여기고 있다"며 "인터넷 전문은행 규제혁신은 금융 분야와 신산업의 혁신성장으로 이어져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새로운 물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길을 정부와 국회가 함께 열기를 바란다"며 "국회가 나서서 입법으로 뒷받침하고 필요한 보완책도 함께 강구해달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금융감독기관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며 "금융 분야의 여러 기관과 금융회사들이 긴밀하고 조화롭게 협업해야 금융 혁신이 성공할 수 있다. 금융감독기관은 각자 맡은 역할에 충실한 가운데 금융권이 자칫 기득권과 낡은 관행에 사로잡히는 일이 없도록 금융 혁신과 경쟁촉진 노력에 박차를 가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문 대통령은 19세기 말 영국에 있던 '붉은 깃발법'을 언급하면서 "자동차 속도를 마차 속도에 맞추려고 자동차 앞에서 사람이 붉은 깃발을 흔들었다"며 "결국 영국이 시작한 자동차 산업은 독일과 미국에 뒤처지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도는 새로운 산업의 가치를 키울수도 있고 사장시켜버릴수도 있다"며 "저는 혁신성장을 위한 규제혁신은 속도와 타이밍이 생명이라고 늘 강조해왔는데, 우리가 제때에 규제혁신을 이뤄야 다른 나라에 뒤처지지 않고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주역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