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에도 풀리지 않는 BMW 연쇄 화재 의혹…진상은?
사과에도 풀리지 않는 BMW 연쇄 화재 의혹…진상은?
  • 이정욱 기자
  • 승인 2018.08.07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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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유럽서도 비슷한 사고 선례…당시 늑장대응 뭇매
EGR모듈 화재 원인으로 지목…소프트웨어와 선긋기 나서
국토부 "EGR결함 특정할 근거 부족" 추가자료 제출 요청
(사진=이정욱 기자)
(사진=이정욱 기자)

BMW의 공식 설명에도 주행 중 BMW 화재 발생 원인이 명확한 규명 없이 의혹투성이로 남았다.

BMW 그룹 본사는 지난 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끊이지 않는 주행 중 BMW 화재에 대해 사과하고 이에 대해 해명했다.

이날 긴급 기자회견에서 요한 에벤비클러 BMW 그룹 품질 부분 수석 부사장은 이번 화재원인에 대해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를 제어하는 하드웨어에 균열이 생기면서 냉각수 누수로 침전물이 쌓여 여기를 고온의 배기가스가 지나며 화재가 발생됐다"고 말했다.

그는 "차량에 화재가 발생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적으로 4가지 조건을 충족 시켜야 한다"며 "주차나 공회전 상태에는 화재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EGR 쿨러의 냉각수 누수와 많은 주행거리가 있는 차일 경우, 장시간 주행을 했을 때, 바이패스 밸브가 열린 상태일 때의 모든 조건을 만족해야 화재가 일어날 것이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국토부 관계자는 "화재 원인이 그것보다 폭넓을 수 있어 EGR의 결함을 사고원인으로 규정하기에 근거 자료가 부족하다"며 "이와 관련해 보다 자세한 내용을 제출하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유독 한국에만 BMW 화재사고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는 문제 제기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답할 뿐 뚜렷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BMW는 이 같은 사례를 이미 파악했다. 2016년 유럽에서 비슷한 화재가 발생했지만 이 전까지 원인분석만 해오다 이번 한국에서 터진 논란으로 갑자기 원인 규명을 했다는 BMW측 입장은 어패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한국에서 먼저 리콜을 하고 곧 유럽도 리콜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내 전문가들이 제기한 소프트웨어 결함 가능성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BMW측은 "통계적으로 봤을 때 한국과 해외의 EGR 결함 비율이 비슷하다"며 "이런 현상은 한국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고 주장했다.

한국에서 발생되는 EGR 결함률은 0.10%다. 해외는 0.12%로 수치가 비슷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번 사건을 언제쯤 파악했는지에 대한 의혹에 BMW측은 "인지한 시점은 2016년 이지만 원인을 몰라 TF(테스크 포스)를 구성했다"며 "확신을 갖고 근본적인 원인 파악에 나선 것은 2018년 6월이다"고 답해 늑장 대응을 인정한 셈이다. 

lupin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