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물질 고혈압 치료제' 59개품목 추가 판매중지
'발암물질 고혈압 치료제' 59개품목 추가 판매중지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8.08.06 13: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복용 환자 18만명 재처방·재조제 받아야
6일 오전 충북 청주시 오송읍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이원식 의약품안전국장이 발암 우려 물질(발사르탄) 함유 고혈압 치료제 관련 중간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6일 오전 충북 청주시 오송읍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이원식 의약품안전국장이 발암 우려 물질(발사르탄) 함유 고혈압 치료제 관련 중간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발암 물질' 논란에 휩싸인 중국산 발사르탄 고혈압 치료제가 판매 중지된 가운데 중국에서 원료를 들여와 국내에서 제조한 발사르탄에서도 기준치 이상의 발암 가능 물질이 발견됐다.

식품의약안전처는 국내 수입·제조되는 모든 발사르탄에 대해 조사를 진행한 결과 국내사인 대봉엘에스가 제조한 일부 발사르탄에서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검출됐다고 6일 밝혔다.

조사에서 식약처는 대봉엘에스가 제조한 일부 발사르탄에서 NDMA 잠정 관리 기준(0.3ppm)을 초과한 것을 확인했다. NDMA 잠정 관리기준은 식약처가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설정했다.

NDMA는 세계보건기구 국제암연구소에서 2A 등급인 잠재적 발암물질로 분류한 물질이다. 2A 등급은 발암 가능성은 있지만 인체 발암 증거가 불충분한 것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NDMA는 간암을 일으키는 물질로 알려져 있으며 동물 실험에서 콩팥이나 폐 등에 암 유발 가능성이 있다는 판정을 받은 바 있다.

문제가 된 대봉엘에스의 원료를 사용한 고혈압 치료제는 22개사 59개 품목으로, 식약처는 해당 의약품을 잠정 판매 및 제조 중지시켰다.

잠정 판매중지 되는 품목은 엘지화학 노바스크브이정, 안국뉴팜 뉴디큐포스정, 대화제약 바로포지정, 동화약품 발사디핀정, 휴온스 발사렉스정, 삼일제약 발사로딘정, 제이더블유중외제약 발사포스정, 대원제약 엑스콤비정 등이다.

대봉엘에스는 중국 주하이 룬두사에서 원료의약품 이전 단계의 약리 활성 물질인 '조품'을 수입한 뒤 이를 국내에서 원료의약품인 발사르탄으로 제조해왔다.

식약처는 약리 활성을 가진 물질인 조품을 공정이나 결정화 공정 등의 처리 공정을 거쳐 최종 원료의약품인 발사르탄으로 제조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가 된 59개 제품을 처방받은 환자는 다른 의약품으로 재처방 및 재조제를 받을 수 있다. 해당 의약품을 복용 중인 환자 수는 이날 0시 기준 총 18만1286명으로 집계됐다.

이번에 집계된 환자 중 화하이사 발사르탄 완제의약품 재처방에 따라 대봉엘에스 발사르탄을 복용중인 환자는 1만5296명이다.

처방은 기존 처방 중 남아있는 기간에 대해서만 가능하다. 재처방과 재조제에 환자 부담은 없다. 약국에 가더라도 의약품을 교환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외에 식약처가 제지앙 화하이와 유사한 제조공정으로 제조된 발사르탄(24개사, 31개 품목)을 조사한 결과 이 기준을 초과한 제품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식약처는 이날 발사르탄에 함유된 NDMA가 환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중간조사 결과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제지앙 화하이사 원료의약품의 제조공정 변경허가를 받은 2015년 9월 이후부터 3년 동안 국내 허가된 제품 가운데 최고 용량인 320㎎을 복용한 경우 자연발생적인 발암가능성에 더해 1만1800명 중 1명이 암에 걸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ICH M7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10만명 중 1명이 추가적으로 암이 발생하는 경우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다.

다만 식약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공받은 환자 정보를 활용해 보다 자세한 영향평가를 수행할 방침이다.

앞서 식약처는 지난달에도 NDMA이 불순물로 들어간 중국 제지앙 화하이사의 발사르탄을 사용한 고혈압 치료제 115개 제품을 잠정 판매중지 및 제조 중지한 바 있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