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특검 돼 달라"… 김경수 피의자 출석
"진실특검 돼 달라"… 김경수 피의자 출석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8.08.06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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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인사청탁·선거 의혹 전면 부인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드루킹의 댓글조작 행위를 공모한 혐의로 6일 오전 서울 강남구 특검에 출석해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드루킹의 댓글조작 행위를 공모한 혐의로 6일 오전 서울 강남구 특검에 출석해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드루킹 댓글 조작'을 수사 중인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지난 4월 김 지사가 드루킹의 범행에 연루된 의혹이 제기된 뒤 약 넉 달 만이다.

특검은 6일 오전 9시 30분 서울 강남역 인근 특검 사무실로 김 지사를 '드루킹' 김동원씨의 댓글공작 공범으로 불러 업무방해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조사 중이다.

소환 예정보다 일찍 특검에 도착한 김 지사는 "저도 그렇고 국민도 그렇고 특검이 이 사건의 진실을 밝혀주길 기대하고 있다"며 "특검이 정치적 공방이나 갈등을 확산시키는 정치특검이 아니라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진실특검 돼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재차 자신을 둘러싸고 제기된 의혹들을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김 지사는 관련 의혹들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김 지사는 드루킹 일당의 댓글조작을 지시하고 결과를 보고받은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지난 6·13 지방선거에 '드루킹' 김씨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대가를 제안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특검은 김 지사가 2016년 11월 드루킹이 운영한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를 찾아 이른바 '킹크랩 시연회'를 참관하고 댓글조작을 지시했다고 보고 있다.

시연회를 본 뒤 김 지사가 고개를 끄덕이거나 감탄을 표했다는 드루킹 일당의 진술이 핵심 근거다.

또 2017년 12월 드루킹에게 지방선거를 도와달라고 요구하면서 그 대가로 일본지역 고위 외교공무원직을 제안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특검은 김 지사가 드루킹 일당의 댓글조작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정황이 담긴 드루킹의 USB(이동식 저장장치)와 둘 사이의 메신저 내용 등을 바탕으로 혐의 입증을 확신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킹크랩 시연회 당시 느릅나무 출판사 사무실 내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폐쇄회로(CC)TV와 같은 증거는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김 지사는 수사 초기부터 일관적으로 자신을 둘러싼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날 조사에서도 김 지사는 자신의 결백을 다시 증명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드루킹과 만난 사실은 있으나 킹크랩을 본 적은 없으며 드루킹 일당의 댓글조작은 자신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오고 있다.

느릅나무 출판사를 찾았던 것을 사실이나, 드루킹이 킹크랩과 같은 자동화 프로그램의 구동 모습을 보여준 기억은 없다는 것이 김 지사의 주장이다.

아울러 메신저 대화 역시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들을 통해 좋은 기사를 홍보해달라는 취지였을 뿐 댓글조작과 같은 불법 행위를 부탁한 것이 아니었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주장이 상반되면서 특검은 김 지사와 드루킹 일당을 대질신문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드루킹은 이날 오후 2시 아내를 폭행한 혐의로 서울중앙지법에서 첫 재판을 받는 만큼 대질이 이뤄질 경우 그 이후 시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특검은 김 지사의 진술이 그간의 조사내용과 계속 평행선을 달릴 경우 증거인멸 가능성을 고려해 신병 확보에 나서는 방안도 신중히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아일보] 박선하 기자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