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서 이송한 미군유해 55구, '장진호 전투' 병사 다수"
"北서 이송한 미군유해 55구, '장진호 전투' 병사 다수"
  • 김다인 기자
  • 승인 2018.08.03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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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이송해온 한국전쟁 미군 전사자 55명의 유해를 담은 금속관들이 1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주 오아후섬 진주만 히캄 공군기지에 안착한 직후 장병들에 의해 운구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북한에서 이송해온 한국전쟁 미군 전사자 55명의 유해를 담은 금속관들이 1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주 오아후섬 진주만 히캄 공군기지에 안착한 직후 장병들에 의해 운구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북한이 지난달 27일 이송한 미군 전사자 유해 55구의 상당수는 1950년 '장진호 전투'에 참가했던 병사들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 수석 과학자 존 버드 박사는 유해가 담긴 상자에는 발굴지가 '신흥리(Sinhung-ri)'로 명기된 경우가 많았다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신흥리는 한국전쟁에서 가장 참혹했던 전투의 하나로 꼽히는 '장진호 전투'가 벌어진 곳의 동쪽 인근 지역이다.

장진호 전투는 1950년 11~12월 함경남도 장진 일대에서 벌어진 전투로, 김일성 정부의 임시수도였던 강계를 공격하기 위한 목적으로 발발했다.

목적 달성을 위해 유엔군은 개마고원의 장진호 일대까지 진격해갔으나 12만 명에 이르는 중국군에 포위되어 격전을 벌이다가 흥남으로 철수했다.

버드 박사는 유해들이 해당 전투와 관련돼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미 국방부는 장진호 일원에 1000구가 넘는 미군 유해가 묻혀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북한은 이번에 이송한 55개의 유해 상자마다 기초적인 정보가 적힌 종이를 달아 놨다. 다만 정보량은 매우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한은 유해를 충전물과 함께 정성스럽게 담아논 것으로 전해졌다. 버드 박사는 "북한이 유해송환에 신경을 많이 쓴 데 놀랐다"고 평가했다.

유해와 함께 인도된 인식표(군번줄) 1개는 다음 주 버지니아 주 알링턴의 미 국방부 청사에 도착한다. 이는 해당 병사의 유가족에게 제시될 예정이다.

아울러 북한은 유해와 함께 발굴된 단추, 벨트, 전투용 물통, 부츠도 미국 정부에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버드 박사는 유품들로 볼 때 유해를 미군으로 추측했다. 그는 "이번 유해는 우리가 과거의 한국전쟁 발굴에서 발견했던 것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감식이 아직 시작 단계인 만큼 섣부른 단정은 경계했다. 다른 관리도 CNN방송에 "상황을 조심스럽게 낙관한다"고만 말했다.

해당 유해들은 채취한 DNA 표본과 한국전쟁 미군 실종자 가족들이 제공한 DNA 표본을 서로 대조하는 작업이 가장 먼저 실시된다.

북한은 미 관리가 비무장 상태로 북한에 입국해 추가 유해발굴에 참여할 계획이라면 안전대책을 제공하겠다는 의사도 미국에 전한 상태다.

[신아일보] 김다인 기자

di516@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