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 바짝 마르고 사과는 변색"… 경북 폭염특보 21일째
"고추 바짝 마르고 사과는 변색"… 경북 폭염특보 21일째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8.07.31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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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기승을 부린 16일 오후 경북 영천시 한 양계장에서 실내 온도를 낮추기 위해 물을 뿌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폭염이 기승을 부린 16일 오후 경북 영천시 한 양계장에서 실내 온도를 낮추기 위해 물을 뿌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1일째 폭염특보가 이어지고 있는 경북 지역에서 가축 폐사, 농작물 피해 등 폭염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31일 경북도에 따르면 폭염에 따른 가축 피해는 지난해 여름 전체 폐사의 4배를 넘어섰다.

도내 23개 시·군 가운데 울릉과 영양을 제외한 21개 시·군에서 닭 34만7000여 마리와 돼지 3900여 마리 등 35만여 마리가 폐사했다.

2015년 폭염 관련 가축 피해 12만9500여 마리, 2016년 18만7400여 마리, 2017은 8만4100여 마리보다 크게 늘어났다.

가축 피해뿐 아니라 농작물 피해도 잇따랐다.

강한 햇볕과 뜨거운 열기로 고추와 부지깽이 등은 잎과 열매가 시들어 바짝 말라버렸고, 사과와 포도 등은 햇볕에 노출된 부분이 데어 색이 변했다.

폭염특보가 발효된 지난 11일부터 현재까지 14개 시·군 254.9㏊에서 피해가 났다.

농작물 피해는 안동 147ha, 상주 51.5ha, 영주 18.2ha, 영덕 10ha, 예천 6.7ha, 봉화 6.5ha, 영천 5.8ha, 김천 5.3ha 등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고추 시듦 현상이 63.7㏊로 가장 많았고, 포도 피해도 34.4㏊에 이른다.

폭염에 온열 질환자도 210명에 이르고 이 가운데 7명이 숨졌다. 183명은 퇴원했으나 20명은 아직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환자는 2011년 온열 질환 감시체계를 운영한 이후 가장 많다.

지난해 전체 106명(사망 5명 포함)의 2배에 이른다. 2016년에는 137명(4명 사망), 2015년에는 79명(1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예전에는 온열 질환이 대부분 고령층에서 나타났으나 올해는 연령대를 가리지 않는다.

환자 209명 가운데 60대 이상이 85명으로 가장 많지만 30∼50대도 107명이나 된다. 20대 이하는 18명으로 집계됐다.

도 관계자는 "폭염 피해가 늘어남에 따라 인명, 가축, 농업 피해예방 예비비 15억4000만원과 무더위 쉼터 냉방비로 9억5000만원을 지원했다"며 "폭염 대책 재난안전 특별교부세 6억9000만원도 시·군에 내려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상황관리반도 '긴급폭염 대책본부'로 격상했다"며 "취약계층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생활관리사 948명, 사회복지사 6296명 등으로 현장 밀착형 대응반도 운영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신아일보] 이은지 기자

ej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