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움' 논란 병원, 간호사 채용면접서 '사상검증' 질문
'태움' 논란 병원, 간호사 채용면접서 '사상검증' 질문
  • 문경림 기자
  • 승인 2018.07.31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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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이클릭아트)
(사진=아이클릭아트)

서울에 있는 S병원이 신규 간호사 채용 면접에서 일종의 '사상검증' 질문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30일 페이스북의 '간호학과, 간호사 대나무숲' 페이지에는 이에 대해 고발하는 글이 게재됐다.

게시글에 따르면 S병원은 최근 신규 간호사 면접장에서 일부 지원자에게 '올해 초 벌어진 안타까운 사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라는 질문을 했다.

이 질문은 S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한 고(故) 박모씨의 죽음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이었다.

박씨는 병원 내 '태움' 피해를 호소하다 지난 2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태움'은 선배 간호사가 신임 간호사를 괴롭히며 가르치는 방식을 가리키는 용어로,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뜻이다.

병원 측은 박씨가 졸업한 대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는 '올해 초 그런 사건이 있었는데 주변에서 말리지 않았냐', '교수님은 뭐라고 하셨냐', '부모님 반응은 어땠냐' , '(박씨와 같은 상황에 처했을 때)나라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등의 질문을 했다.

당시 면접에 참여했던 지원자들은 이런 질문에 대해 "취미 혹은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관리할 거라고 말은 했지만, 면접에서 대놓고 '너는 안 그럴 거지?' 라고 묻는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논란이 확산되자 병원 측은 부적절한 질문이었다고 해명했다.

병원 측 관계자는 "여러 면접장 중 한 곳의 면접관이 그런 질문을 한 건 사실이나 스스로 부적절하다고 생각해 중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본디 간호사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간호대학 학생들의 의견을 묻고자 하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이어 "본래 취지와 달리 병원에서도 부적절한 질문이었다고 판단한다"며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씨의 '태움 사망사건'은 폭행·모욕·가혹 행위 등과 관련한 증거를 발견하지 못해 지난 3월 범죄혐의 없이 내사종결 처리됐다.

[신아일보] 문경림 기자

rg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