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진제 완화' 국민청원 797건… 실현 가능성은?
'누진제 완화' 국민청원 797건… 실현 가능성은?
  • 백승룡 기자
  • 승인 2018.07.30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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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 폭염에 완화요구↑… 법안 발의예정도
한전 "개편한지 얼마 안돼"… 추가 완화 난색
폭염 속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일행의 땀을 닦아주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외국인에게도 더운 한국 날씨.(사진=연합뉴스)

전국적으로 폭염이 지속되면서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에 대한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16년 누진제가 완화된 바 있지만 일반 가정에서는 여전히 에어컨 사용을 망설이게 된다는 것이다.

30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9일까지 전국 폭염기간은 13.8일에 달했다. 지난 1994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긴 폭염기간을 보내고 있다. 서울 기준으로 지난 15일 폭염이 시작된 이후 17일 하루를 제외하고 연일 33℃를 넘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기록적인 폭염으로 인해 가정에서는 냉방수요가 급증하면서 전기요금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누진제가 완화된 바 있지만 일반 가정에서는 여전히 부담요인으로 남아있는 것이다. 30일 기준으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전기요금 누진제를 개편 혹은 폐지해달라는 청원이 797건에 달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도 29일 특별재난 수준의 폭염기간에는 주택용 전기 누진제를 면제하는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재난 수준의 폭염 기간에는 '징벌적 누진세'가 아니라 '누진제 면제'가 필요하다"며 "폭염 누진세 면제 법안을 조속히 발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 여름 가정에서 누진제 완화 혜택을 누릴 가능성은 낮다. 여름이 불과 한 달 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하 의원이 실제 법안 발의에 나선다해도 상임위와 법사위를 거쳐 본회의에서 의결되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전 관계자도 "누진제가 완화된 후 지난해 여름과 겨울 한 차례씩 보냈을 뿐"이라며 "개편 효과도 충분히 측정되지 않아 추가적인 개편 논의는 시기상조"라고 말해 당분간 누진제 개편과 관련된 논의는 없을 것으로 밝혔다.

현행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도는 지난 2016년 12월 개편돼 3단계(누진율 3배)로 이뤄진다. 1단계는 0~200kWh 구간으로 93.3원, 2단계는 201~400kWh 구간으로 187.9원, 3단계는 401kWh 이상으로 280.6원이 적용된다. 개편 전 누진제는 6단계(누진율 11.7배)였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도시에 거주하는 4인 가구가 하루 10시간씩 에어컨을 사용하면 한 달에 17만7000원씩 추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sowleic@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