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책임경영 강화’… 상반기 실적만 악화
현대차 ‘책임경영 강화’… 상반기 실적만 악화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8.07.29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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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판매량 증가에서 매출 1.1%, 영업익 37.1% 감소
권역별 대응 성과 없어… 미래차 사업, 연초 전기차 강조에서 방향 선회
(사진=현대자동차)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2분기 실적이 좋지 않지만 더 가슴 아픈 건 연초의 다짐이 무너지며 하반기 개선 가능성도 낮다는 점이다.

올해 상반기 현대자동차의 실적은 매출액 47조1484억원, 영업이익 1조632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와 대비해 각각 1.1%와 37.1%가 감소했다.

자동차 판매량을 보면 선뜻 납득하기 힘든 실적이다. 도매 판매 기준 현대차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185만5223대, 중국을 포함하면 4.5% 늘어난 224만1530대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실적 악화는 사드 보복을 거론하기도 힘들다.

현대차는 상반기 실적이 원화 강세를 보인 환율과 고정비 부담에 따른 결과라 밝혔지만 4.5% 늘어난 판매량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하락 했다는 점과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해외생산 비중을 감안하면 마냥 이를 원인으로 여기기 힘들다.

이는 올해 초 정몽구 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올해 “‘책임경영’을 강화해 외부 환경변화에 더욱 신속하게 대응한다”고 밝혔음에도 상반기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걸 보여준다. 

책임경영에 대해 정 회장은 “권역별 책임경영 체제의 확립을 통해 판매·생산·손익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며 “중국과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아세안 등 새로운 시장을 적극 개척하여 글로벌 판매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즉 권역별 시장 공략을 현지에 맞춰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특히 미국 시장의 경우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판매량이 지난해 동기 대비 2.1% 감소한 62만8610대며 쏘나타가 전년 동기 대비 -28.9%, 엑센트 -54.4% 등 승용차 라인업 판매량 하락세가 큰 반면 투싼 35.3%, 스포티지 14.0%, 니로 12.0%, 쏘렌토 5.0% SUV 모델 성적이 괜찮았다. SUV 선호가 늘어가는 미국 소비자 성향에 뒤늦게 대응한 감이 있다. 현대차는 상반기 실적을 발표하며 하반기 미국시장에서 SUV 모델인 싼타페 판매 확대를 강조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미국 외 유럽 권역과 주요 신흥시장 등은 전년 동기 대비 4.8% 상승한 188만7149대의 판매 실적을 보였다. 판매량에 집중한 현지 프로모션은 실적 개선에 역부족이다.

또 미래차 부문도 마찬가지다. 정 회장은 “금년 상반기 출시될 수소전기 전용차를 기점으로 시장 선도적인 친환경차를 적극적으로 개발해 향후 2025년 38개 차종으로 확대할 것”이라 밝혔다. 하지만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025년까지 제네시스 브랜드를 포함해 20종 이상으로 운영”하겠다며 친환경차 모델인 넥쏘가 아닌 프리미엄 세단 제네시스를 전면에 등장시켰다. 또 최근 현대차는 혼자 힘으로 수소전기차 시장에 대응하기 힘든 듯 아우디와 수소전기차 파트너십을 체결하기도 했다.

결국 올해 상반기 현대차의 눈에 띄는 움직임은 미수에 그친 지배구조 개편 추진 뿐이었다. 

하반기 실적도 쉽사리 낙관할 수 없다. 최근 미국의 자동차 관세 부과 움직임, 현대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립이 지난해 12월과 올해 3월에 이어 지난 22일 또 다시 보류돼 사실상 연초 시공이 어려워진 점, 무산된 지배구조 개편 재추진 등 만만치 않은 과제들이 몰려있어 실적 개선을 위한 여유도 없다. 현대차가 연초에 밝힌 책임경영은 하반기에도 시장의 흐름에 맡길 수밖에 없어 보인다.

[신아일보] 김성화 기자

sh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