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기업가치 알리고 기부도 하고… 新기부 열전 ‘퍼네이션’
[단독] 기업가치 알리고 기부도 하고… 新기부 열전 ‘퍼네이션’
  • 이가영 기자
  • 승인 2018.07.29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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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자사 철강재로 ‘스틸 빌리지’ 지어 저소득층 등에 기증
기아차, 차 1대 팔 때마다 1000원 적립 ‘해피 모빌리티 캠페인’
효성도 안양에 ‘기부계단’… 사회적 책임 요구 따라 참여 늘 듯
(사진=포스코)
(사진=포스코)

윤리를 소비의 잣대로 두는 고객이 늘면서 CSR에 대한 기업의 관심도 날로 커지고 있다.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일컫는 말로, 기업이 영리활동을 하더라도 사회에 대한 책임을 함께 추구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기업 임직원들의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봉사활동이 대표적이다. 

최근 기업들의 CSR 트렌드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퍼네이션(Funation)’이다. 퍼네이션은 재미(Fun)와 기부(Donation)가 결합한 신조어로 흥미와 즐거움을 느끼며 기부 활동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을 말한다.

과거에는 소비자를 직접 마주하는 유통업계의 활약이 두드러졌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퍼네이션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포스코가 2009년부터 실시해온 스틸빌리지가 대표적이다. 포스코는 자사의 임직원과 포스코 대학생 봉사단 등을 통해 화재피해·저소득층에 직접 집을 지어준다. 자사 생산 철강재인 ‘포스맥’을 활용해 내구성이 뛰어나고 화재로부터 안전하다는게 포스코측의 설명이다. 지난 19일 50번째 스틸하우스를 준공했으며 10년간 누적 봉사자는 1055명, 봉사시간은 총 4만3912시간에 달한다.

또한 포스코 광양제철소는 전남드래곤즈 축구단과 함께 ‘감사나눔 희망의 골’ 기부행사를 2012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전남드래곤즈가 홈경기에서 골을 넣을 때마다 구단과 광양제철소가 각각 100kg씩, 총 200kg의 쌀을 적립해 연말에 지역 내 소외계층에 기부하는 식이다. 전남드래곤즈는 지난해까지 홈경기에서 총 140골을 기록, 총 누적 기부량은 약 2만8000kg다.

(사진=기아자동차)
(사진=기아자동차)

기아자동차는 2016년부터 ‘해피 모빌리티 나눔 캠페인’을 통해 저소득층·가정위탁 고교생과 대학생의 운전면허증 및 정비자격증 취득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5~6월 두달 간 차종에 관계없이 고객들이 차량을 구매하면 1대당 1000원의 금액이 적립된다. 누적된 금액은 초록우산 어린이 재단을 통해 만 18세 이상인 대상 청년들이 운전면허 취득 비용과 정비자격증 취득 비용 등에 활용된다.

효성그룹은 지난해 6월 안양시에 ‘기부계단’을 설치하며 퍼네이션을 실천하고 있다. 에스컬레이터 대신 기부계단을 이용하면 1명 당 10원의 기부금이 적립되며 이는 효성 직원들의 급여로 조성한다. 시민들의 걸음으로 쌓이는 기부금은 연말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돼 불우이웃 장학지원금으로 사용된다. 지난해 6월부터 연말까지 짧은기간임에도 불구하고 3800만원이 모였다. 

한라그룹은 2015년부터 사회공헌 캠페인 일환으로 ‘워크 투게더(Walk Together)’ 행사를 진행한다. 한라그룹 임직원들이 목표 거리를 설정한 후 이를 달성하면 기부금액이 적립돼 중증장애아동 지원 사업에 쓰이게 된다. 지난해 말에는 853명의 임직원이 50일간 지구 두 바퀴에 달하는 8만km를 걸었으며 이를 통해 3873만원을 모금했다. 기부금은 거동이 불편한 중증 장애아동 15명을 위해 1년 동안 방문 물리치료 비용으로 사용된다.

업계 관계자는 “퍼네이션은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와 기부에 대한 재미 두가지를 다 담을 수 있어 유용하다”며 “최근 기업의 사회적 책임 대한 요구가 커지면서 이를 활용하는 기업들이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young2@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