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폭염주의보가 발령되면서 대한민국을 가마솥처럼 달구고 있는가 하면 열대야까지 나타나 불쾌지수가 하늘을 치솟는다.
“더워도 너무 덥다, 쪄 죽겠다, 사람이 못 살 더위다” 등 무더위와 불쾌지수가 높아지자 이런 말들이 우리들 입에서 스스럼 없이 나오고 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자 별 거 아닌 작은 일에도 짜증과 신경질을 내는 이들이 급속하게 늘고 있다. 예전 같으면 그냥 편하게 넘어 갈수 있는 일들을 무슨 원수라도 진 듯이 눈을 부라린다. 불쾌지수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불쾌지수는 무더위에 대해 몸이 느끼는 상쾌하고 즐거운 느낌인 쾌, 좋지 않은 느낌인 불쾌의 정도를 기온과 습도의 관계로 나타내는 지수이다.
불쾌지수는 온도와 습도에 관한 함수로서, 기온과 습도만으로 계산하는데, 건구 온도+습구 온도×0.72+20.6으로 산출한다. 일반적으로 지수 70대에서는 쾌적함을, 80 이상이면 불쾌함을, 86 이상이면 참기 어려운 불쾌함을 느낀다.
따라서 불쾌지수가 80 이상일 때는 업무를 중단하고 휴식을 취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이런 상태의 업무는 능률은 커녕 짜증만 내기 일쑤이고. 여기에다 기온이 과도하게 높아지는 경우 사람들의 공격성이 증가하고 충동적인 행동에다 분노를 유발한다.
분노는 우리가 모욕을 당하거나 위협받을 때 맞서 싸울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상태다. 말하자면 전투태세를 갖추는 거다. 이 분노의 감정은 종종 상대방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져 사소한 다툼과 시비로 번진다.
연일 뉴스에는 보복운전이나 터무니없는 살인사건 등 순간적인 화를 참지 못해 일어나는 사건 소식들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처럼 치밀어 오르는 화를 다스리지 못하면 건강을 해칠 수도 있고 심하면 우발적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요즘처럼 불쾌지수가 높은 때 일수록 내재된 ‘화’를 잘 다스릴 필요가 있는 것이 그 이유다.
무더위는 단순히 열파(고온의 기단이 밀려들어와 맹렬한 더위가 일정기간 이어지는 현상) 만 몰고 오지 않는다. 각종 전염병을 확산 시킬수 있고, 해수면과 내수면 수온을 높여 생태계가 파괴할 우려도 높다.
더불어 밤낮 없는 무더위로 피마저 끈적해 진다. 고온다습한 날씨에 땀을 다량 흘리고 나면 혈액에서도 수분이 빠져나가 혈액의 농도가 높아진다. 농축된 혈액은 혈관을 막을 수 있는 형태로 변하기 쉬워지므로 뇌경색, 심근경색, 동맥경화 등 심혈관계통 질환을 유발하거나 재발시킬 위험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될 문제가 있다. 무더위가 계속되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사람은 노약자 등 취약계층이다. 에어컨은 커녕 선풍기 하나로 겨우 버텨야 하는 취약계층의 고통은 말로 다할 수가 없다. 정부와 지자체는 홀몸노인이나 거동 불편 장애인, 노숙인 등이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세밀하게 점검해야 한다.
무덥고 습한 여름철 불쾌지수를 없애는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은 불쾌감을 낮추는 것이다. 불쾌지수가 높을 때는 정말 사소한 일에도 이성의 끈이 끊긴다.
이럴때 일수록 우리는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배려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곧 나를 위해서는 여유를, 상대방을 위해서는 배려를 실천해야 한다. 우리 모두 서로 서로가 땀방울을 닦아주고 배려하며, 이 무더위를 힘차게 건너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