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 폐사 등 폭염 피해 '눈덩이'…지자체 대처는 '글쎄'
가축 폐사 등 폭염 피해 '눈덩이'…지자체 대처는 '글쎄'
  • 문경림 기자
  • 승인 2018.07.26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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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온열질환 현황 최장 2∼3일 이후 집계
22일 오전 전남 함평군 함평읍 석성리 주포항 인근 해상 양식장에 고수온으로 집단 폐사한 것으로 추정된 돌돔의 사체가 물 위로 떠오르는 것을 어민이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2일 오전 전남 함평군 함평읍 석성리 주포항 인근 해상 양식장에 고수온으로 집단 폐사한 것으로 추정된 돌돔의 사체가 물 위로 떠오르는 것을 어민이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연일 지속되는 폭염에 온열질환자, 가축·양식어류 폐사 등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지만 지자체들의 피해 상황 대처는 한참 못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전국 지자체 등에 따르면 한 광역지자체는 월요일인 지난 23일 전일보다 폭염으로 인한 축산 피해가 약 20% 급증했다는 상황보고서를 발표했다.

통계를 자세히 살펴보지 않는다면 하루 만에 피해가 급증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이 지자체가 발표한 전일은 3일 전인 지난 20일이었다.

사흘 치 축산 폭염 피해 통계를 한꺼번에 모아 발표하다 보니 20%나 급증하는 결과가 나온 셈이다.

신속하지 않은 폭염 피해 통계를 두고 시민들은 "적절한 대책을 강구하기 위해서는 주말에도 매일 통계를 발표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해당 지자체 담당자는 "폭염 피해는 각 지자체에서 파악할 수 없다"며 "재해보험사가 집계한 통계를 전달받는데 주말에는 보험사가 쉬는 탓에 받지 못한다"는 황당한 답변만 내놨다.

올해 폭염을 특별재난 수준으로 인식하고 관련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인데도, 폭염 피해를 집계하는 각 지자체의 시스템은 한참 못 미치는 것이다.

이 같은 사정은 온열 질환으로 인한 사망 또는 환자를 파악하는 시스템도 마찬가지였다.

한 지자체는 질병관리본부를 통해 이틀 전에 발생한 열탈진·열사병 등 온열질환자 현황을 최신 발생 통계로 발표하고 있다.

각 응급의료기관 등이 전날 발생한 온열질환자 현황을 질본의 질병보건통합관리 시스템에 입력하면, 보건소와 지자체가 이를 단계적으로 확인을 거쳐 승인하고 질본은 이를 토대로 전국 현황을 최종 집계한다.

결국, 질본의 공식 통계 발표까지는 최장 이틀의 시간이 소요돼 최신 온열 질환자의 현황이 지연 발표되고 있는 셈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국가나 지자체에서 생산, 발표하는 통계는 신속성도 중요하지만 정확해야 한다"며 "단계별로 확인과 승인 과정을 거치다 보니 전체적인 집계가 하루씩 늦춰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문경림 기자

rg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