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 대비 SOC 컨트롤타워 구축할 때"
"남북경협 대비 SOC 컨트롤타워 구축할 때"
  • 김재환 기자
  • 승인 2018.07.2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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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관·학 전문가, 대북사업 추진방안 찾기 세미나
경쟁력 확보 위해 정보 취합·사업 주도 주체 필요
지난 25일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북한 SOC사업 추진방안'을 주제로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은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왼쪽부터)김경석 공주대학교 교수와 이호신 아이오와대 교수, 윤지원 평택대 교수, 윤경구 도로학회장, 김한용 한솔엔지니어링 대표이사, 김병석 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 설영만 대한건설ENG 대표 모습이다.(사진=김재환 기자)
지난 25일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북한 SOC사업 추진방안'을 주제로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은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왼쪽부터)김경석 공주대학교 교수와 이호신 아이오와대 교수, 윤지원 평택대 교수, 윤경구 도로학회장, 김한용 한솔엔지니어링 대표이사, 김병석 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 설영만 대한건설ENG 대표 모습이다.(사진=김재환 기자)

전문가들은 앞으로 북한 SOC 개발사업이 본격화 될 것에 대비해 관련 기관과 학회, 기업의 역량을 한 데 모을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북한시장 개방 이후 펼쳐질 국제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면 지금부터 관련 단체들이 보유하고 있는 정보를 취합하고 북한과 지속적으로 교류하면서 실제 사업까지 주도할 수 있는 주체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25일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종걸 국회의원실 주최 및 한국도로학회 주관으로 '북한 SOC(사회간접자본)사업 추진방안' 세미나가 열렸다. 

세미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남북경협 시대에 대비한 컨트롤타워를 서둘러 구축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그동안 북한 관련 사업을 해왔던 국가기관과 학회, 건설사·설계사마다 축적한 연구결과와 경험을 공유하지 못 한다면 북한시장이 개방될 경우 국제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렵다는 우려에서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김병석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대북제재가 풀린 후 한민쪽끼리 잘 될 거라는 것은 장밋빛 전망에 불과하다"며 "북한은 세계에서 몰려드는 투자자 중 최선을 선택할 것이고, 우리는 지금 그때를 대비해 국내 기관들과 학회, 기업협회들이 각자 가지고 있는 정보와 기술들을 모아 북한과 협상할 컨트롤 타워를 구축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김한용 한솔엔지니어링 대표이사는 "10년 전 햇볕정책부터 국가기관들과 업계 엔지니어업체들이 북한 관련 SOC 연구를 해왔고, 북한도로 지도라든지 통일된 용어사전들을 만든 적이 있다"며 "그러나 지금 다시 연구해야 할 것들이 많은데도 SOC 관련 단체들끼리도 정보교류가 안 되고 구심점도 없는 상황에서 무슨 내용으로 어떻게 (북한과) 협상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북한 SOC사업 추진방안 세미나에서 김병석 선임연구원이 발표하고 있다.(사진=김재환 기자)
북한 SOC사업 추진방안 세미나에서 김병석 선임연구원이 발표하고 있다.(사진=김재환 기자)

세미나에 참석한 각계 전문가들은 컨트롤타워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통일비용에 대한 우려보다 '남한 패싱'을 걱정해야 한다는 지적을 이어갔다. 북한이 우리나라를 거치지 않고 재원을 마련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는 것이다. 

이백진 국토연구원 국토인프라본부장의 발표에 따르면, 베트남은 현재 16억달러(약 1조7900억원) 규모 벤럭-롱단(Ben Luc-Long Thanh) 고속도로 건설사업의 전체 사업비 중 79%를 아시아개발은행과 일본국제협력기구로부터 지원받아 추진하고 있다. 

베트남은 총 사업비의 21%인 3억3700달러를 재정으로 투입했으며, 이마저도 대부분 토지취득 기금으로 사용된 것이다. 따라서 토지소유권이 모두 국가에 있는 북한의 경우 사업비 조달이 더 쉬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호신 아이오와주립대학 교수는 "북한 통일비용 문제를 걱정하는데, 우리가 지금 생각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며 "북한시장에 들어가려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세계 자본들은 북한 재정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들을 구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북한 SOC개발이 본격화되는 시기를 2~3년 후로 내다봤다. UN대북제재 및 테러지원국, 전략물자 통제 등이 해제되고 북한시장이 개방되기까지 풀어야 할 빗장들이 아직 많기 때문이다.

북한 SOC사업 추진방안 세미나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김재환 기자)
북한 SOC사업 추진방안 세미나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김재환 기자)

[신아일보] 김재환 기자

jej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