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한 공공주택] 에스아이건축 "사람을 위한 혁신"
[당당한 공공주택] 에스아이건축 "사람을 위한 혁신"
  • 천동환 기자
  • 승인 2018.07.26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향·안전·거주성 위에 그리는 공공주택
지역 명소·새로움·공유·명품조경 추구
에스아이건축의 공공주택 설계 대표작 중 하나인 시흥장현지구 A-6블록 조감도.(자료=에스아이건축)
에스아이건축의 공공주택 설계 대표작 중 하나인 시흥장현지구 A-6블록 조감도.(자료=에스아이건축)

정부가 '살고 싶은 공공주택' 만들기를 위한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획일화·고착화된 공공주택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씻어 낼 '디자인 혁신'이 있다. 이 같은 변화를 현장에서 책임질 건축사사무소들의 혁신사례와 전략을 통해 공공주택의 미래 모습을 예상해 본다.<편집자주>

공공주택 품질 개선을 위한 디자인 혁신 정책이 무게감 있게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건축사사무소가 있다. 이 회사는 크지 않은 규모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주택 디자인에 대한 남다른 열정으로 공공주택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특히, 아무리 그럴듯한 혁신도 '사람을 중심에 둬야 한다'는 철학으로 기본에 충실한 공공주택의 미래를 그려가고 있다.

◇ 기본 지키는 것이 우선
 
㈜에스아이그룹건축사사무소는 공공주택 디자인 혁신을 시도함에 있어 스스로 '어려운 길'을 택했다.

사회적으로 공공주택에 대한 디자인 개선요구가 높아지고 있지만, 보기 좋고 화려한 외관이나 시설을 만드는 데 집중하기 보다는 '집의 기본'을 설계의 중심에 두고 있다. 집은 사람이 사는 공간인 만큼 설계도 사람을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철학에 기초한 것이다.

예를 들어 에스아이건축은 새로운 디자인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소홀할 수 있는 향(向)이나 채광 등 주택에 필요한 요소들을 꼼꼼히 챙기고 있다.

최근 지어지는 행복주택 등 공공주택들은 디자인의 신선함과 건축의 효율성을 위해 남향을 포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여기에 안전과 거주성도 디자인에 앞서 고려돼야 할 주택의 필수 요소들이다.

안호철 에스아이건축 설계본부 실장은 "외관도 중요하긴 하지만 주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향과 안전, 거주성이다"며 "디자인을 위해 이 같은 요소들을 무시하기 보다는 기본과 혁신을 모두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기본에 충실한 에스아이건축식 공공주택 디자인 혁신은 △테마가 있는 단지 △새로운 디자인 △소유가 아닌 공유 △사람 중심 명품조경을 큰 방향성으로 잡고 있다.

'테마가 있는 단지'는 외부공간을 활용해 지역 명소를 만든다는 취지로, 특히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지역적 반감을 해소하기 위한 전략이다.

부지의 일정 부분을 지역 주민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공원이나 공연장, 카페 등으로 조성해 입주자 뿐만 아니라 지역에도 필요한 단지를 디자인하고 있다.

'새로운 디자인'은 기존의 판상형이나 V자형 주동 구조에서 탈피하는 데 중점을 둔 전략이다. 남향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큐브형이나 돌출형 설계 등을 통해 새로운 디자인을 창출하는 것은 에스아이건축의 영원한 숙제이기도 하다.

'소유가 아닌 공유'는 입주자 중심에서 필요한 단지 내 공유시설에 대한 고민이다. 지역 사회와의 융합을 위해 단지 일부 공간을 지역 주민에게 양보하는 만큼 입주자가 누릴 수 있는 맞춤형 공유시설을 만드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마지막 '사람 중심 명품조경'은 단순히 보고 지나치는 조경에서 탈피해 입주자들이 직접 활용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추구한다. 영구임대나 국민임대에 거주하는 사회적 약자나 고령자들이 작은 농장을 직접 가꿔 수익창출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거나, 아이들을 위한 자연학습 현장으로서의 조경을 만든다는 취지다.

시흥장현지구 A-6블록 배치도.(자료=에스아이건축)
시흥장현지구 A-6블록 배치도.(자료=에스아이건축)

◇ 모두가 "좋아요"

에스아이건축이 택한 어려운 길의 끝에는 입주자와 지역 주민 모두가 "좋아요"를 외칠 수 있는 공공주택이 있다.

지난달 LH(한국토지주택공사) 설계공모에서 당선된 '시흥장현지구 A-6블록'은 공공임대를 둘러싼 갈등을 줄이고, 입주민과 지역민이 삶을 공유할 수 있는 '열린 공동체 마을'로 설계됐다.

에스아이건축은 이 단지에 입주자 전용 주거동과 별도로 지역 주민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공연장과 카페 등이 갖춰진 주상복합형 건물을 고안했다.

주차장은 단지 옆을 지나는 도로변 쪽에 건물식으로 계획해 주차공간 확보와 방음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도록 했다. 대형 지하주차장 대신 건물식 주차장을 적용함으로써 예상 공사비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여기서 절감한 공사비로 인해 건물에 특색있는 디자인을 입히고, 단지 내 공유시설의 품질을 높일 수 있었다.

공동체적 커뮤니티 기능을 강화해 단지 내 텃밭인 'LH팜'에서 재배한 농작물을 사회복지관에 지원하거나 나눔광장에서 판매할 수 있는 시스템도 제안했다.

안호철 실장은 "최근 설계한 시흥장현지구 A-6블록에는 에스아이건축이 추구하는 기본에 충실한 디자인 혁신 전략이 잘 나타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에스아이건축은 지난 2014년 설립 후 다양한 건축물을 설계하면서 디자인 특화와 건축문화 창출을 위해 노력해 왔다. 특히 3년 연속 LH 우수업체 선정될 만큼 공공주택 분야에서 실력을 인정 받고 있다.

시흥장현지구 A-6블록에 적용된 '지역 사회와 소통하는 생활가로' 설계.(자료=에스아이건축)
시흥장현지구 A-6블록에 적용된 '지역 사회와 소통하는 생활가로' 설계.(자료=에스아이건축)

[신아일보] 천동환 기자

cdh4508@shinailbo.co.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