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전력수요 연일 신기록...'블랙아웃' 없다지만 불안불안
폭염에 전력수요 연일 신기록...'블랙아웃' 없다지만 불안불안
  • 백승룡 기자
  • 승인 2018.07.25 14: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급예비력 지속적인 하락에 블랙아웃 우려 높아져
기자간담회서 "탈원전과 관련없어…예비전력 충분"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전력수급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사진=김성화 기자)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전력수급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사진=김성화 기자)

24년 만의 기록적인 폭염이 찾아오면서 전력수요도 연일 최대치를 경신 중이다. 반면 공급예비력과 예비율은 계속해서 떨어져 블랙아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25일 기상청에 따르면 7월1일부터 23일까지 전국 폭염일수는 8.7일로, 1973년 이래 두 번째로 폭염기간이 가장 길었다. 최장 기록은 13.5일을 기록한 1994년이었다. 지난 23일에는 서울 기준 아침 최저기온이 28.8℃로 집계돼 관측 이래 '가장 더운 아침'을 기록했고, 24일에는 경기도 여주와 경북 영천에서 40℃를 넘겼다.

이 같은 기록적인 폭염과 함께 전력수요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최대전력수요는 23일 9070만kW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데 이어 24일에는 9248kW에 달해 하루만에 최대전력수요 기록을 경신했다. 기존 최대 기록은 지난 2월6일에 집계된 8823.8kW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달 5일 하계 수급대책을 내놓으며 올 여름철 최대전력이 8830만kW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전력수요는 이를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반면 전력예비력은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전력업계에서는 공급예비력이 1000만kW이거나 예비율이 10% 이상일 때 전력수급이 안정적이라고 본다. 그러나 23일 예비력 760만kW, 예비율 8.4%로 집계된 데 이어 24일에는 예비력 709만kW, 예비율 7.7%로 낮아졌다. 금일 최대전력수요에 대해 전력거래소는 9300만kW를 예상해 공급예비력 630만kW 및 예비율 6.8%일 것으로 내다봤다.

연일 전력예비력이 추락하자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사태)에 대한 우려와 함께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전력수급에 차질이 생긴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25일 예정된 표준협회 하계 CEO 포럼 참석을 취소하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당초 기상청 예보와 달리 극심한 폭염이 지속되면서 정확한 전력수요 예측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금일 전망된 630만kW 예비력은 전력난이 매우 심각했던 2012년 여름 예비력 279만kW보다 2배 이상 수준으로 충분히 관리 가능한 예비력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어 "26일까지는 비슷한 전력수급 상황이 계속되다가 휴가가 본격 시작되는 금요일부터 수급 여건이 다소 호전될 것"이라며 "기업이 조업에 복귀하는 8월 2주차 여름철 피크에도 취소 100만kW 규모의 추가 공급능력이 확충돼 피크시에도 수급관리는 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백 장관은 탈원전 정책과 관련해서 "에너지전환 정책은 60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추진되는 것으로 이번 여름의 전력수급계획과는 관련이 없다"며 "최근 추가적으로 가동하게 된 원전 한울4호기도 최근 전력수요 증가 때문이 아닌, 앞서 4월에 세운 계획대로 모든 정비가 차질없이 수행돼 지난 21일부터 재가동 된 것이다"고 해명했다.

다만 실제 전력수요는 계속해서 정부의 예상치를 뛰어넘고 있어 블랙아웃 등 전력수급에 대한 우려는 아직 남아있는 상태다.

sowleic@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