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명 중 9명 '저출산 심각'… "출산·육아 배려해야"
국민 10명 중 9명 '저출산 심각'… "출산·육아 배려해야"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8.07.25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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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필요없다' 의견 10%… 육아비용·고용불안이 원인

우리나라 국민 10명 가운데 9명은 저출산 현상을 심각하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10명 중 1명은 비용과 육아의 어려움으로 출산을 꺼리고 있었다.

이에 정부는 저출산 대책의 핵심으로 육아휴직 제도를 시행 중이나 60%가 넘는 직장인이 이 제도를 사용하려면 눈치를 봐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대부분이 저출산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으나 전반적으로 출산이나 육아를 배려하는 사회적 인식이나 분위기가 바뀌지 않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윤종필 의원(자유한국당)은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2017년 저출산·고령화에 대한 국민인식조사' 보고서를 토대로 이 같은 내용을 25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11월부터 12월까지 전국의 만 19세 이상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중 87.4%는 우리나라 저출산 현상이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구체적으로 '매우 심각하다' 24.8%, '어느 정도 심각하다' 62.6%였다.

응답자들은 저출산의 주된 원인으로 '결혼 후 발생하는 비용의 부담'(31.2%)을 가장 많이 지목했다.

이어 '취업난 또는 고용불안정성'(19.5%), '일·가정 양립이 어려운 사회문화'(18.1%), '부족한 소득'(13.1%), '여성 위주의 육아 및 가사부담'(10.3%) 등 순이었다.

저출산이 우리 사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냐는 질문에는 '매우 영향' 26.3%, '어느 정도 영향' 68.2%로 각각 나타났다. 즉,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이 무려 94.5%에 달했다.

응답자들은 대체로 결혼 후 자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결혼 후 자녀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10.2%에 불과했다.

자녀가 필요하지 않는다는 응답자들은 주로 비용과 육아의 어려움을 이유로 꼽았다. '육아가 힘들고 어려워서'(28.4%), '교육비용 부담이 커서'(28.0%) 등이 이유였다.

정부의 저출산 대책 핵심으로 꼽히는 육아휴직 활성화는 아직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출산으로 휴가를 낼 때 직장 상사와 동료들에게 눈치가 보인다'는 응답은 76.6%에 달했다. 육아휴직을 낼 때 눈치가 보인다'는 응답 역시 72.2%로 많았다.

남성 육아휴직 제도에 대한 홍보도 필용해 보였다. '남성 육아휴직제도의 내용을 잘 알고 있다'는 사람은 22.7%로 적었다. '들어는 봤지만, 내용은 모른다' 응답은 64.4%에 달했다.

여전히 자녀 육아에 할애하는 시간은 아내가 남편보다 길었다.

초등학교 미만 자녀를 둔 부모의 평일 육아 시간은 남편 평균 45.5분, 아내가 229.2 분으로 5배에 달했고, 휴일에도 남편 육아시간은 145.7분, 아내 297.6분으로 2배 이상 많았다.

윤종필 의원은 "정부가 2006년부터 지난 13년간 153조의 예산을 투입했지만 한해 출생아 수는 44만명에서 35만명으로 감소했다"며 "출산이나 육아를 배려하는 사회적 인식이나 분위기를 바꾸는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