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노스 "로켓엔진 시험대 등 주요시설 해체작업 돌입"
트럼프 "내가 화났다는건 가짜뉴스… 사실 매우 행복"
비핵화 조치 이행하는 듯… 유해송환 등 대화 청신호
북한이 평안북도 동창리에 있는 서해 위성 발사장을 해체하는 정황이 포착되면서 그간 지지부진했던 북미 비핵화 협상이 속도를 내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23일(현지시간) 북한전문매체 38노스에 따르면 위성사진 확인 결과 지난 20일경부터 북한은 우주 발사체를 조립하는 건물과 탄도 미사일의 액체 연료 엔진을 개발하는 데 사용된 로켓엔진 시험대 등 주요 시설에 대한 해체 작업에 돌입했다.
동창리 발사장의 해체는 지난 6·12 북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직접 약속한 '비핵화 조치'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정체 상태에 빠진 북미 대화의 재개를 위해 자신들이 약속한 비핵화 관련 조치를 자발적으로 이행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셈이다.
북미는 지난 6·12 싱가포르정상회담, 6~7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간의 담판에도 불구하고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 조치와 종전선언 논의와 관련한 진전된 대화를 진행하지 못하면서 우려를 키웠다.
워싱턴 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데 대해 좌절감을 느끼며 참모진들에게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지난 9개월 간 어떤 로켓 발사와 핵 실험도 없었다. 일본과 모든 아시아는 행복하다. 그러나 가짜 뉴스는 내게 묻지도 않고 내가 화났다고 한다. 틀렸다, 매우 행복하다"고 밝히며 보도를 정면 반박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 협상 속도가 예상보다 더딘 북한에 대해서 공개 비판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대신 북한이 수개월간 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았다며 '좋은 징조'임을 강조해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북한의 비핵화 이행 조치로 보이는 정황이 포착되면서 오는 27일 판문점에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군유해 송환을 비롯, 북미 대화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대해 청와대도 반색했다.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은 기자들과 만나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좋은 징조이고 비핵화를 위해 차곡차곡 가고 있는 것으로 본다"면서 "비핵화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의 조치가 진행되는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양측은 대화 동력을 이어가며 서로의 진의 파악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비핵화 실무협상을 위한 워킹 그룹 재개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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