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 플랫폼 기업' 꿈꾸는 KT, 새 먹거리는 블록체인?
'선두 플랫폼 기업' 꿈꾸는 KT, 새 먹거리는 블록체인?
  • 이창수 기자
  • 승인 2018.07.24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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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 유·무선 수익 떨어져…플랫폼 집중 '수익 양분화 전략'
차별화된 블록체인 엔진 공개…"네트워크망에 상용화"
지역화폐 등 비즈니스 모델 공개…황 회장 거취문제 '암초'
문정용 KT 블록체인사업화TF장이 블록체인 사업전략 설명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KT)
문정용 KT 블록체인사업화TF장이 블록체인 사업전략 설명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KT)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에서도 손에 잡히는 확실한 성과를 내는 도전과 성취의 한 해가 될 것입니다."

올해 초 신년사에서 황창규 KT 회장은 미래 역량을 주문하면서 플랫폼 사업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KT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선보인 5G 상용화부터 5대 플랫폼 육성 사업 등 1등 혁신기술 기업을 꿈꾸며 분주하게 움직였다.

KT는 주력인 유·무선 사업 수익성이 점점 하락세다. 지난 1분기 KT는 선택약정 할인율 상향 등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 선방했다. 1분기 매출액은 5조7102억원으로 2017년 1분기보다 1.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971억원으로 4.8% 감소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정부 통신비 인하 압박에 보편요금제와 취약계층 요금감면 등을 시행함으로써 생긴 유·무선선 사업 매출 감소를 미디어·콘텐츠 매출 증가세가 만회했다. KT의 행보는 유·무선 사업에서 떨어진 수익을 플랫폼에서 끌어올리겠다는 양분화 전략인 셈.

이를 반영하듯 황창규 회장은 지난해 3월 주주총회에서 2020년 비통신 분야 매출 비중을 20~30%에 달하는 플랫폼 사업자로 변화시키겠다고 밝혔다. KT는 우선 플랫폼 사업에 핵심기술로 '블록체인'을 선택했다.

KT는 24일 자사 광화문 빌딩에서 '블록체인 사업전략 설명회'를 열었다. 김형욱 KT 플랫폼사업기획실 실장은 "KT는 4년전부터 착실하게 연구개발을 수행해왔고 이제 어느 정도 성과가 나왔기 때문에 알려드린다"고 말했다.

KT는 차별화된 블록체인 엔진의 특성을 공개했다. 그 틀은 네트워크와 블록체인을 결합한 노드를 운영해 기존 퍼블릭 블록체인의 속도·용량 문제와 함께 프라이빗 블록체인의 불투명성·보안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성능과 신뢰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KT는 블록체인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로 지역화폐 서비스를 꺼내들었다. 기존의 지류형 지역화폐보다 자사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서비스가 절차도 단순하고 사용이 편리하다는 설명이다.

KT는 야심차게 블록체인 사업을 밀어부치고 있지만 기술 외적인 암초가 더 문제다. 우선 블록체인 사업에서 주 수익원이 될 지역화폐 사업에 대해 문정용 KT 블록체인사업화 TF장은 "코어엔진 등 필요한 제반사항은 이미 준비가 됐다"며 "법 개정 이슈에 대해서는 아직 어떻게 될지 짐작할 수 없어서 기다려봐야 한다"고 밝혔다. KT에 따르면 현재 지자체와 협의중인 단계로 실생활에 접목되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또한 플랫폼 사업 매출을 1분기 5조7000억원 30%로 목표치 1조7100억원까지 끌어올리기엔 블록체인 사업 수익성도 불투명하다. 이날 설명회에서 KT는 “B2B든 B2C든 최종 서비스 수요는 B2C 형태로 귀결될 것”이라면서도 예상 수익치에 대해 확실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블록체인 사업이 수익을 내기 전까지 하락세의 유·무선 사업 수익으로 뒷받침해야 하는 점도 부담이다.

황 회장의 거취문제도 완벽하게 해결되지 않아 사업추진 과정에서 맥이 빠질 수도 있다. 지난달 검찰이 구속영장 신청을 기각해 한숨을 돌렸지만 지난 20일 KT 새노조와 시민단체가 기자회견을 여는 등 황창규 회장을 구속하라는 목소리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구속은 피했지만 여전히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피의자로 지목돼 블록체인 관련 법 개정 등 리더십이 필요한 행보에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다.

csl@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