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국민 더위 직접 식혀줄 수 있는 대책 마련돼야
[기자수첩] 국민 더위 직접 식혀줄 수 있는 대책 마련돼야
  • 박정원 기자
  • 승인 2018.07.24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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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지속되고 있는 이례적인 폭염에 곳곳에서 더위로 신음하는 이들의 아우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번 폭염은 지난 11일 전국적으로 이어진 장마가 끝나면서부터 열흘이 넘게 지속되고 있다.

아침 최저기온도 1907년 우리나라에 기상관측 시스템이 도입된 이후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실제로 아침 출근길을 나서는 이들을 보면 불볕더위로 인한 땀을 식히기 위해 휴대용 미니 선풍기를 들고 다니는 모습이 비일비재하다.

더이상 선풍기와 에어컨 없이는 생활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이에 따라 에어컨 판매량도 역대 최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가전업계 추산에 따르면 국내 에어컨 판매 대수는 2016년 220만대, 지난해 250만대였고, 올해는 250만대를 훨씬 웃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폭염 경보가 내려진 지난 16일만 해도 에어컨을 판매하는 두 업체에서 하루 7000여대가 판매 됐을 정도다.

그러나 에어컨을 구매해도 마음 편히 틀어놓고 있을 수도 없다. 쓰면 쓸수록 단가가 비싸지는 누진요금제도로 인해 전기폭탄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기요금 체계의 불합리성은 전체 전력의 사용량을 살펴봐도 여실히 드러난다. 우리나라 전체 전력 사용량 중 가정이 차지하는 비중은 겨우 13%밖에 되지 않는다.

이와 비교해 산업용은 무려 55%로, 우리나라 전체의 절반이 넘는 전력을 기업이 사용하고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진세의 적용을 받지 않는 기업의 kwh당 요금은 107원으로 가정(평균 123원)보다 싸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폭염일 때 가정에 적용되는 누진세를 일시적으로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편 이번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 발생 수도 심각한 수준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 운영 결과 집계를 시작한 5월 20일부터 이달 21일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1043명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절반이 넘는 556명(53.3%)의 온열질환자가 이달 15일부터 21일까지 단 일주일간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 기간 온열질환으로 목숨을 잃은 이들은 7명이나 된다.

이처럼 피해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도 하루속히 대책 마련을 강구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22일 폭염을 ‘자연재난’에 포함시키고 국가 차원의 대처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제는 더위에 맞서 국민들이 버틸 수 있는 단계는 지났다. 폭염은 ‘재난’이 맞다. 정부 차원에서의 적절한 대책들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것이 누진세 완화가 됐건 국민들이 느끼는 더위를 직접적으로 식혀줄 수 있는 재난 수준에 맞는 대책이 마련되길 바라본다.

jungwon9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