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한갑 팔면 편의점은 204원·카드사 112원·본사 88원
담배 한갑 팔면 편의점은 204원·카드사 112원·본사 88원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8.07.2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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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량제봉투는 카드사 수익 더 커…편의점 4만개 시대, 조절 필요
최저임금 인상 편의점주 반발 거세…카드사·가맹본사도 동참해야
(사진=신아일보 DB)
(사진=신아일보 DB)

최저임금 10.9% 인상에 편의점 업계의 반발이 심하지만 정작 중요한 업계 수익 구조는 건들지 못하며 정부를 탓하고 있다. 카드사와 가맹 본사의 변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23일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에 따르면 한갑에 4500원인 담배를 카드로 계산하면 이로 인해 발생한 405원의 이익 중 가맹점주는 204원을 받는다. 매출액 대비 마진이 4.5%다.

나머지 201원 중 112.5원은 카드사가 가져가며 가맹 본사는 88.5원이다. 담배 매출이 편의점 매출의 절반 정도 차지하는 점을 감안하면 편의점 매출의 상당 부분을 카드사와 본사가 가져가고 있다. 

품목에 따라 마진은 다르다. 종량제 봉투의 경우를 보면 팔면 팔수록 카드사가 가맹점주보다 가져가는 돈이 더 많다. 종량제 봉투 100만원 어치를 판매하면 가맹점주는 2만2500원, 카드사는 2만5000원을 가져간다. 카드사 마진이 가맹점주보다 높다.

편의점에서 자주 이용하는 교통카드 충전도 마찬가지다. 100만원을 충전하면 가맹점주는 5000원, 본사 2000원, 교통카드사는 2만원을 얻는다.

카드사의 높은 수수료율에도 편의점 가맹점주들은 차별 대우를 받고 있다. 8월부터 가맹점 카드 수수료율이 최대 2.3%로 기존 2.5%보다 낮아지지만 대기업 평균 수수료율 1.38%보다는 훨씬 높다. 대기업 거래가 크다는 이유로 수수료율을 낮춰주고 이를 영세 업자들에게서 보충하는 꼴이다.

수수료율을 비롯해 업계 구조에 대한 문제제기가 필요하지만 현재 모든 칼날은 정부에게 쏠리고 있다. 전편협은 담배 등을 판매함으로써 국가가 걷어야할 세금을 편의점이 대신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카드수수료 부담이 더 커졌다는 이유로 반환 소송을 진행 중이다.

또 근접 출점을 규제하기 위해 '자율분쟁조정위원회' 설치를 지원해달라고 요청을 했다. 하지만 이에 앞서 가맹본사가 수익만 생각해 무분별하게 가맹점 개설을 해주는 관행에 대한 자율적 자정 노력도 필요하다. 현재 이종 브랜드 간에는 거리 제한이 없다.  

지난 3월 기준 5대 프랜차이즈 편의점 수는 약 3만9890개다. 우리나라보다 인구가 두 배 가량 많은 일본이 5만6000개 수준이다. 일본 인구 2200여명, 한국은 1300명당 편의점이 하나씩 있다.

정부는 이달 말 결제승인을 중개하는 밴사 수수료율을 건당으로 지급하던 정액제에서 퍼센티지로 지급하는 정률제로 변경하고 올해 중 온라인 가맹점 우대 수수료율 적용도 검토 중이다. 또 추가 수수료율 인하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h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