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반도체 피해자 갈등, 이번에 끝이 날까
삼성전자-반도체 피해자 갈등, 이번에 끝이 날까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8.07.22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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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위 ‘최종 권고안’ 제시…삼성전자·반올림 수락
보상, 삼성전자 사과 등 포함…2007년 故 황유미 씨 이후 10여년만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10년이 넘게 지속해 오던 삼성전자 반도체 백혈병 문제가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가 내놓은 최종 권고안으로 종식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2일 재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최근 조정위가 내놓은 제안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반도체 백혈병 피해자를 대변하는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도 조정위 제안을 수락한 것으로 전해진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조정위의 제안에는 △새로운 질병 보상 방안 △반올림 피해자 보상안 △삼성전자 측의 사과 △반올림 농성 해제 △재발 방지 및 사회공헌 등이 포함돼 있다.

10년을 끌어온 문제가 갑작스레 종식될 움직임을 보이는 건 조정위가 강한 태도를 보인 점이 작용한 것으로 여겨진다. 

지금까지는 삼성전자와 반올림이 원하는 바를 전하면 조정위가 조정안을 제시하고 이를 다시 양측이 받아들일지를 결정했다. 반면 이번에는 조정위가 양측 의견을 듣고서 최종적인 중재안을 제시했다. 이때 조정위는 어느 한쪽이 중재안을 거부하면 더 이상 활동을 이어갈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내부 논의를 거쳐 이르면 2개월 뒤에 나올 중재안의 내용과 관계없이 무조건 수용한다는 쪽으로 방침을 정하고, 전날 이런 입장을 조정위원회 측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반올림의 만남은 지난 2007년 삼성전자 기흥공장에서 근무하던 故 황유미 씨가 급성 백혈병으로 사망하면서 시작했다.

이후 반도체 피해자들이 연이어 나타났고 2012년 피해자 보상을 두고 삼성전자가 반올림에 대화를 제안했지만 별다른 결론을 끌어내지 못했다. 여기에 반올림 소속 피해자 8명 중 일부가 2014년 반올림과 따로 보상을 요구하며 '가족대책위원회(가대위)'를 구성해 나가기도 했다.

2014년 말 조정위가 구성됐고 2015년 7월 '조정 권고안'이 나왔지만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고 삼성전자가 2015년 9월 자체 보상안을 발표하고 신청자들에게 보상을 시작하면서 논란은 더 깊어졌다. 반올림은 삼성전자의 자체 보상안에 반발하며 2015년 10월7일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천막 농성을 시작했다.

올해 4월 '삼성 옴부즈만 위원회'는 삼성전자 반도체·디스플레이 생산라인 직업병 관련 작업환경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위원회는 ‘현재’의 생산 라인은 직업병과 관계가 없으며 과거 생산라인은 자료가 남아있지 않아 조사 불가란 결론을 내렸다.

[신아일보] 김성화 기자

sh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