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IKEA 등 유럽은 '순환경제' 박차… 국내 사업화 미흡
H&M·IKEA 등 유럽은 '순환경제' 박차… 국내 사업화 미흡
  • 백승룡 기자
  • 승인 2018.07.19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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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 후 재활용·수리 거쳐 재판매… 일자리 창출도↑
국내선 삼성이 '폐휴대폰 활용' 검토… 사업화는 아직
선형경제 vs 순환경제.(자료=무역협회·RadoBank·Accenture)
선형경제 vs 순환경제.(자료=무역협회·RadoBank·Accenture)

'Bring It On'
스웨덴 의류기업 H&M이 진행해온 헌 옷 수거 캠페인이다. H&M은 여기서 수집된 헌 옷을 중고의류로 판매하거나, 재활용 과정을 거쳐 'Close the Loop' 컬렉션을 통해 새 제품으로 판매한다. 가구기업 이케아(IKEA)는 고객이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이케아 가구를 보상금 주고 구입한다. 해당 가구는 수리 등을 거쳐 이케아 매장의 할인코너에서 재판매 된다.

유럽은 환경문제 해결과 새로운 사회·경제적 가치 창출을 위해 이 같은 '순환경제' 실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순환경제는 기존 '자원채취-대량생산-폐기'로 이어지던 선형경제에서 탈피해 재활용이나 수리, 업그레이드 등을 통해 자원사용을 줄이고 생산성을 확대하는 것을 말한다. EU집행위원회는 2015년 12월 순환경제 실천을 위한 행동계획 및 이행방안을 담은 '순환경제 패키지'를 발표한 데 이어 지난 1월에는 2030년까지 모든 플라스틱 포장재를 재활용토록 하는 강력한 순환경제 전략을 채택한 바 있다.

최근 한국무역협회 브뤼셀 지부가 발표한 '유럽의 순환경제 가속화와 우리의 대응' 보고서는 "EU의 환경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유럽국가들은 플라스틱 사용자제 및 자원 재활용 등 순환경제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며 "순환경제의 구현은 환경오염완화와 일자리창출 등 사회·경제적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영컨설팅기업인 액센츄어와 맥킨지는 순환경제 구축으로 오는 2030년까지 4조5000억달러의 경제적 가치 창출과 함께 글로벌 탄소배출량 48% 감축, EU 에너지소비 37% 감소를 전망했다. Green Alliance가 영국 순환경제 구축 시 51만여개의 일자리 창출을 예상한 데 이어 로마클럽은 제조업의 순환경제 전환 및 에너지효율성 개선으로 핀란드 7만5000개, 스웨덴 10만개, 네덜란드 20만개, 스페인 40만개, 프랑스 50만개의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주로 재활용이나 폐기물처리, 물류, 신소재 개발 등의 분야에서 이 같은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 기업에서는 삼성전자가 폐휴대폰을 활용하는 아이디어를 검토한 데 이어 최근에는 구내식당에서 에코백 사용을 권장하는 등 플라스틱 줄이기 시범사업에 나섰다. 그러나 아직은 유럽에 비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구축까지 이어지는 시도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각 기업의 인식제고와 함께 정부의 제도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무역협회 브뤼셀 지부 윤가영 대리는 "순환경제로의 전환은 기업의 장기투자가 필요한 만큼 관련 지원제도의 신설과 정비가 필요하다"며 "우리 정부는 자원순환기본법 및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 등을 통해 일회용품 줄이기와 재활용 촉진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기업의 순환경제 모델 구축 및 폐기물 활용 산업을 지원하는 정책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sowleic@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