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치다 친구 엉덩이에 연필심 '콕'… 학교 측, 서면사과 처분만
장난치다 친구 엉덩이에 연필심 '콕'… 학교 측, 서면사과 처분만
  • 문경림 기자
  • 승인 2018.07.19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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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학생 부모 "앉지도 못하고 있어…학교 측, 용서하지 않을 것"
피해 학생 학부모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연필 사진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피해 학생 학부모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연필 사진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장난을 치다가 친구 엉덩이에 연필심을 박는 사고를 낸 초등학생에게 학교 측이 서면 사과 처분을 내리자 피해 학부모가 반발에 나섰다.

19일 인천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인천시 모 초등학교에서 2학년생 A군이 수업 중 발표를 마치고 자리로 돌아오던 짝꿍 B군의 의자에 연필을 위로 세워놓는 장난을 쳤다.

A군의 장난을 모른 채 그냥 자리에 앉은 B군은 엉덩이뼈 부근에 연필심이 박혀 큰 상처를 입었고, 살을 꿰매는 수술을 받았다.

이후 학교 측은 이달 3일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열어 A군에게 교내 봉사 5시간, 특별교육이수 2시간, 보호자 특별교육이수 2시간과 피해 학생에 서면 사과를 하라는 처분을 내렸다.

이에 B군의 아버지는 지난 17일 인터넷 한 카페에 '모 초교 2학년 아빠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에 "우리 아이는 지금까지 앉지도 못하고 대소변도 일어서서 보고 있다"며 "이 정도의 상해를 입히고도 학폭위의 결과는 이것 뿐"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A군과 학부모에게 사과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B군 아버지는 "진심 어린 사과를 해달라고 부탁했으나 묵살됐다"며 "B군에게 미안하지 않느냐는 친구들의 물음에 A군은 '이사 가면 된다'고 하거나, 사과를 권하는 담임교사에게 '치료비를 냈는데 제가 왜 사과를 해야 돼요"'라고 반문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주 가벼운 사고로 알고 있는 부모가 많고 오히려 우리 쪽에서 예민하게 행동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며 "사과 한마디 없는 가해자와 사건을 최소화하려는 학교 측의 움직임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교육 당국은 피해 학부모가 학폭위 재심을 청구한 만큼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아일보] 문경림 기자

rg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