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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전경련, 껍데기 말고 '알맹이'를 바꿔라
[기자수첩] 전경련, 껍데기 말고 '알맹이'를 바꿔라
  • 이가영 기자
  • 승인 2018.07.19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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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년 신동엽 시인의 시 ‘껍데기는 가라’에는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라는 말이 나온다. 시인은 이 땅의 모든 거짓된 것들은 사라지고 참된 것만 남아 있기를 바라며 ‘껍데기는 가라’를 외쳤다. 

최순실 국정농단에 연루돼 해체 수순을 밟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이 변신을 거듭하며 ‘껍데기’를 바꾸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전경련은 과거 최순실 일가가 미르, K스포츠 재단을 설립하는 과정에서 주요그룹들로부터 출연금을 모금하는 역할을 하면서 ‘적폐’로 낙인찍혔다. 이후 삼성전자·현대차·LG·SK 등 4대 그룹과 주요 회원사도 탈퇴하면서 경제적 어려움은 물론 경제계 대표 단체라는 위상도 잃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초 전경련 회장인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혁신위원회를 꾸리고 내부혁신안을 발표하는 등 환골탈퇴를 위해 대대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특히 최근에는 저출산이나 4차 산업혁명, 양극화 등 사회적 화두에 의견을 내는 ‘싱크탱크’로의 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27일에는 2008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폴 크루그먼 미국 뉴욕시립대 교수와 김광두 국민경제자문의 부의장의 대담행사를 통해 양극화의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고 이달 10일에는 장하준 케임브리지 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와 신장섭 싱가포르 국립대 교수를 초청해 ‘혁신성장’을 위한 혁신 생태계 조성 방안과 기업 지배구조의 해법 등을 논의했다. 

그러나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발표하는 자료를 보면 정작 핵심이 ‘알맹이’는 큰 변화가 없어 보인다.

최근 한경연이 발표한 보고서들은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으로 대량 실업이 예상되며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여성이나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 근로자의 몫이 될 것을 우려한다. 해당 논지에 따르면 임금인상이나 근로시간 단축 등 근로자를 위한 정책은 사회 양극화를 촉진하는 기제로 작용하기 때문에 유보해야 한다.

또 다른 보고서에서는 대기업의 R&D 투자공제율 확대 등 재벌의 경영 환경을 가로막는 규제를 손봐야만 한국 경제가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진단한다. 한국경제의 성장동력은 대기업이며 이들을 위한 규제는 불합리하다는 말처럼 들린다. 

이는 최근 전경련이 보여온 행보와는 상반되는 주장으로 과거 ‘재벌 이익의 대변자’로서 활동하던 때를 떠올리게 한다. 스스로 혁신과 개혁을 외쳤다면 그에 맞는 진실된 변화가 필요하다. 전경련은 껍데기 바꾸기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알맹이 바꾸기에 나서야 한다. 아직도 해체를 외치는 시민단체와 정치인들이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young2@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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