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에 가로 막힌 韓 스타트업 생태계… 동남아에도 밀려
규제에 가로 막힌 韓 스타트업 생태계… 동남아에도 밀려
  • 이가영 기자
  • 승인 2018.07.18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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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홍콩, 컨퍼런스 유치 등 생태계 구축 앞장
한국무역협회, ‘글로벌 시각에서 본 한국 스타트업의 현 주소’
(사진=한국무역협회)
(사진=한국무역협회)

전 세계적으로 스타트업 육성 붐이 불고 있지만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는 열악해 개선할 방법을 모색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한국무역협회가 글로벌 스타트업 전시회 ‘비바 테크’ 참관객 31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글로벌 시각에서 본 한국 스타트업의 현 주소’에 따르면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는 최근 떠오르고 있는 동남아 지역 보다 기술력은 높았지만 정부규제 등에 있어서는 낮은 수준으로 평가됐다. 

스타트업 생태계란 스타트업의 창업을 위한 조건, 인센티브 체계, 인프라 등을 총칭하는 창업생태계와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유인, 스타트업 성장을 통한 투자 회수 등을 말하는 투자환류생태계로 구분된다. 

전시회에 방문한 참관객들 가운데 한국 스타트업과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은 64명(20.1%)에 불과했으며, 이들은 관련 인력·교육수준(3.93)은 높이 평가했지만 상대적으로 기업이미지는 3.53로 낮게 평가했다. 

특히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와 관련해서는 △정부규제(66명) △글로벌컨퍼런스 유치(43명) △기업문화(33명) 등이 약점으로 꼽았다. 

이 같은 상황은 미국 스타트업 게놈 프로젝트가 발간한 ‘2017년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 보고서’에도 여실히 반영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의 주요 도시들이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 상위에 안착해 있는 반면 서울의 스타트업 생태계 순위는 20위권 밖에 머물렀다.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베이징, 홍콩, 싱가포르 단 세 개 도시만이 이름을 올렸다. 

최근 동남아 국가들은 글로벌 컨퍼런스를 적극적으로 개최하면서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에 힘쓰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아시아 국가별 스타트업 글로벌 컨퍼런스 개최 횟수에서 싱가포르가 96회로 압도적으로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2위인 인도(67)보다 29건이나 많다. 

보고서는 △투자회수 활성화를 통한 창업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 정착 △다양한 민간 협력 사업을 통한 스타트업 기술 경쟁력 제고 △수출 및 해외진출 확대에 초점을 둔 제도적 지원 강화 △신산업 분야의 지속적인 규제 완화로 안정적인 사업 환경 조성 등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조상현 무역협회 신성장산업실장은 “전 세계 주요 도시의 스타트업 생태계가 급성장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한국의 스타트업 수준은 세계 주요 순위권에 들지 못하고 있다”며 “내수 중심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질적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해외진출 지원뿐만 아니라 민간 오픈 이노베이션과 투자·회수를 활성화하는 환경 조성이 필수적이다”고 전했다. 

young2@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