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에 나선 태국 네이비실이 메세지를 전달 하자 지구촌 모두가 환호했다.지난 달 23일부터 태국 ‘탐루엉’ 동굴에 갇혔던 유소년 축구팀 12명의 소년과 1명의 코치(25세)가 고립된 지 18일만에 전원 구출됐다.
사건의 발단은 이랬다.태국 유소년 축구팀은 훈련을 마치고 팀내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피라빳 쏨삐앙자이의 17번 째 생일 파티를 위해 평소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탐루엉’ 동굴로 들어갔다.
랜턴을 들고 애초 1시간만 동굴을 탐험하고 돌아갈 계획이었지만 2~3일간 내린 빗물이 동굴안으로 급속하게 들어오면서 점점 동굴 깊은 곳으로 피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그들은 동굴 입구에서 4Km나 떨어진 곳까지 이동하면서 물이 차오르지 않는 안전지대로 몸을 피했다.
이렇게 고립된 소년들과 코치는 칠흑 같은 어둠속에 갇혀 구조의 손길을 기다렸다.
하지만 하루하루 시간이 지나면서 배고픔과 갈증은 더해갔고 구조가 안될 수 있다는 공포감이 엄습했다.
절박한 상황속에서도 코치의 리더십은 뛰어났다. 과거 승려 생활 경험이 있던 그는 암흑속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는 소년들에게 명상으로 안정을 찾게 했다.
생일 파티를 위해 가져온 음식을 최소한의 양으로 소분해 서로 나눠 먹였고 동굴 바닥에 흐르는 흙탕물이 아닌 천장에 매달린 종유석에 맺힌 물을 마시게 했다.
또한 동굴속 추위를 견디기 위해 5m 정도의 구멍을 파 명상시간 외에는 서로의 체온으로 몸을 따듯하게 유지시켰다.
이러한 코치의 지도 아래 유소년 축구팀 소년들은 어두운 동굴속에서 열흘이란 시간을 버틸 수 있었다.
지성(至誠)이면 감천(感天)이라 했던가. 다행히 이들의 생존이 실종 10일만에 자원봉사자로 나선 영국인 동굴 탐험 전문가 2명에 의해 발견 됐다.
이들의 구조를 위해 태국정부와 함께 1천여명의 경찰과 군인 그리고 세계 각국에서 모인 자원봉사자들이 모두 힘을 합쳤다.
이미 동굴 내 차오른 물로 인해 구조에 최장 4개월이 걸릴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었지만 폭우가 다시 시작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구조 작업을 강행했다.
마침내 구조 3일만에 엑까뽄 찬따웡 코치를 포함 12명의 소년 모두가 무사히 구조됐다. 이는 실로 기적에 가까웠다.
기적과 같은 생환엔 전세계에서 몰려든 전문가와 자원봉사자의 활약이 있었다.
또 나롱삭 오소탕나콘 주지사가 구조작업을 총지휘하며, 폭우 전 구출을 결정한 것도 찬사를 받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가장 큰 공을 세운건 어린 소년들을 끝까지 보살피고 구조될 수 있다는 희망과 믿음을 준 엑까뽄 찬따웡 코치라고 하나같이 입을 모았다.
찬따웡 코치는 구조당시 12명의 소년들을 모두 내보낸 후 마지막으로 구출됐다.
18일간 전 세계인들의 가슴을 애태웠던 태국 동굴 사건이 이렇게 해피엔딩으로 마무리가 됐다.
태국의 기적은 4년전 우리가 겪었던 세월호 참사와 모든면에서 비교가 된다.
우리도 그 때 태국 코치와 같은 선장이 있었다면, 정부와 구조대원들간의 혼연일체가 있었더라면 아직까지 잊혀지지 않고 있는 세월호의 아픔은 없었을 것이다.
크고 작은 자연재해나 인재는 끊임없이 우리의 안전을 위협한다. 정부는 우리의 안전관리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고, 만반의 준비가 항시 돼 있다고 한다.
하지만 어찌 국민안전의 준비에 완벽함이 있을 수 있겠는가? 여름 휴가철이 다가왔다. 장마, 태풍 등에 대비한 피서객의 안전을 다시 한 번 꼼꼼히 챙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