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했는데...삼성전자서비스 직고용 말뿐이었나
약속했는데...삼성전자서비스 직고용 말뿐이었나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8.07.17 16:3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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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발표 이후 16차례 협의…임금 체계, 전환 범위 모두 미정
계약직 직원은 만료 앞두고 불안한 하루하루
나두식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지회장이 지난 14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가진 '삼성노동자 결의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성화 기자)
나두식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지회장이 지난 14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가진 '삼성노동자 결의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성화 기자)

지난 4월 삼성전자서비스는 협력업체 직원들을 직고용 하겠다고 밝혀 환영 받았다. 하지만 현재까지 진행 상황을 보면 협력업체 직원들은 희망 대신 불안을 안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17일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에 따르면 노조와 삼성전자서비스는 직고용 문제를 두고 지금까지 16차례나 협의를 진행했지만 직고용은 한 발도 내딛지 못한 상황이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의 나두식 지회장은 신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최근 15·16차 협의에서 사측은 직고용을 발표한 4월17일 기준 협력업체 정규직만을 직고용하며 계약직은 현재 계약 기간까지만, 또 협력업체 직원 경력을 100% 인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쳤다”고 밝혔다.

당시 삼성전자 관계자는 신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수리기사를 포함한 협력사 직원 8000여명은 정규직으로의 직접 고용이 이미 확정”이라고 밝혔으며 현재까지 자재부서나 콜센터 등 상담부서 직원 직고용 여부는 입장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노조는 지난 4월 발표는 당시 고용 관계에 있던 모든 직원을 포함하는 것이며 그렇기에 계약직을 제외할 수 없고 경력도 최소 70%에서 100%까지 인정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나 지회장은 “계약직은 지난 2014년 7월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설립 후부터 생기기 시작했다”며 “이는 직원들의 노조가입을 낮추기 위한 사측의 조치로 이들을 제외하는 건 사측이 밝힌 직고용 합의정신에도 위반하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다만 노조는 관행적으로 여름 성수기 3개월 정도 단기로 계약을 체결했던 상담부서 인원들은 직고용에 있어 사측의 입장을 어느정도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협의가 지지부진한 건 사측의 소극적 태도에도 있다. 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이번 직고용으로 인해 위탁 계약 해지가 불가피한 만큼 협력업체와의 거래관계 정리가 우선으로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나 지회장은 “협력업체와는 위로금 등 보상방안을 합의하면 끝나지만 직원들은 임금 체계부터 직급 체계 등 조율할 문제가 많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며 “하지만 사측은 이에 대한 어떤 기준을 가지고 있는지 아무런 정보도 꺼내놓지 않고 시간을 끌며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밝혔다.

하루하루 시간이 지날수록 계약 기간이 만료되는 계약직 직원들도 늘고 있다. 이들은 처음 사측의 발표에 희망을 품었다가 지금은 자신들은 직고용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란 생각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다른 선택지 없이 무작정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이어 나 지회장은 “삼성전자서비스는 지난 4월 직고용과 함께 노조를 인정하겠다고 했으며 이는 삼성전자서비스 대표이사 홀로 결정할 문제가 아닌 그룹 고위층, 더 나아가 이재용 부회장의 의견이 반영됐을 것”이라며 “이번 직고용 문제에서 이 부회장이 나서 꼼수없이 명확하게 합의한 내용을 이행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서비스 관계자는 “본사 엔지니어의 경우 단순 수리뿐만 아니라 수리 기술 계발, 수리 매뉴얼 작성 등에도 관여하고 있어 협력업체 직원과는 업무과 달라 단순하게 동일노동-동일임금을 적용할 수 없다”며 “직고용 범위나 고용 절차, 방법 등 모든게 현재 진행중인 협의 대상이다”고 밝혔다.

sh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