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최저임금 동반상승…자영업자 대출 부실 빨간불
금리·최저임금 동반상승…자영업자 대출 부실 빨간불
  • 이혜현 기자
  • 승인 2018.07.17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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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금리 인상 여파가 국내에서는 대출 상환부담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내년 최저임금이 올라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은행권 개인사업자 대출잔액은 302조1000억원을 기록, 지난해 6월 말과 비교해 10.8%(29조5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자영업자 대출 증가율은 지난해 6월(9.3%)과 비교해 1.5%포인트 상승했다.

자영업자 대출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연체율도 함께 오르고 있다. 한국은행의 자영업자 대출 현황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지난 1분기 0.33%를 기록, 지난해 말과 비교해 0.04%포인트 상승했다.

연체율은 대출잔액에서 1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대출이 많이 늘어날 때는 분모인 대출잔액이 커지기 때문에 대체로 연체율이 떨어져 대출 건전성이 좋아 보이는 착시 현상이 발생한다. 하지만 올해는 자영업자 대출이 빠르게 늘고 있고 연체율도 함께 오르는 추세다.

상대적으로 개인사업자들이 많이 찾는 상호금융도 상황은 비슷했다. 상호금융 역시 대출과 연체율이 함께 올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으로 농협이나 신협 등 상호금융조합의 개인사업자 대출잔액은 49조원을 기록, 전년 말(44조1000억원) 대비 11.1% 증가했다. 1분기 말 기준으로 상호금융조합의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1.08%를 기록, 전년 말(0.87%) 대비 0.21%포인트 올라갔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계속해서 우상향하는 점도 자영업자의 대출 상환을 어렵게 하는 요소다. 한국은행과 통계청의 가계금융·복지조사(2017년 3월말 기준)에 따르면 자영업자는 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이 189.1%로 상용근로자(128.1%)나 임시·일용근로자(123.8%)보다 높다.

소득에 비해 금융부채가 많다 보니 금리 상승기에 자영업자의 상환부담이 상용근로자나 임시·일용근로자보다 클 수밖에 없다. 여기에 내년도 최저임금까지 오르면서 자영업자 비용 부담은 더 커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올해 최저임금은 7530원으로 전년 대비 16.4% 올랐으며, 내년도 최저임금은 8350원으로 올해보다 10.9% 상승할 예정이다. 상대적으로 최저임금 상승 영향을 많이 받는 소매업 자영업자나 음식점업 자영업자의 은행 대출 연체율은 올해 1분기 말 각각 0.45%, 0.47%를 기록해 전년 말 대비 0.12%포인트, 0.01%포인트 올랐다.

hyun1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