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푸틴, 北핵문제 협력 강화… "'대선 개입' 사실무근"
트럼프-푸틴, 北핵문제 협력 강화… "'대선 개입' 사실무근"
  • 김다인 기자
  • 승인 2018.07.17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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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정상회담… 푸틴 "트럼프 덕에 한반도문제 해결 시작"
美언론 '트럼프 저자세' 혹평 나와… 트럼프 "미래 위한 것"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이 16일(현지시간) 핀란드 수도 헬싱키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첫 공식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러시아 월드컵 공인구를 선물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이 16일(현지시간) 핀란드 수도 헬싱키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첫 공식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러시아 월드컵 공인구를 선물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 등 핵문제 해결에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의 대통령궁에서 정상회담을 연 후 공동 기자회견 갖고 이 같은 뜻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인류가 직면한 가장 중대한 도전 중 하나인 핵확산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며 "지난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북한의 비핵화에 관해 가진 회담에 대한 진행 상황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가 이 문제의 해결을 강력히 원하고 있고, 또한 우리와 협력하려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러시아의 그러한 약속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푸틴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가 해결되기 시작하고 있어 기쁘다"며 "그것은 상당 부분 대결 대신 대화를 선택한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인 관여 덕분에 가능했다"고 화답했다.

또 두 정상은 지난 2016년 미국 대선 때 러시아의 선거 개입 의혹에 대한 질문에 ‘사실 무근’이라며 한 목소리로 적극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많은 시간 동안 러시아의 대선 개입 의혹이 논의됐다"면서 자신의 메시지가 가장 직접적으로 푸틴 대통령에게 전달됐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나는 (러시아 스캔들) 관련 수사가 우리나라의 재앙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는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를 단절시켰다. 미·러 관계가 지금처럼 나빴던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만남을 거부하는 것보다 정치적으로 더 쉬운 것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한다면 아무것도 이뤄낼 수가 없다"면서 "미러 양국의 생산적인 대화는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되고 전 세계에도 유익하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나는 편파적인 비판자나 언론들, 저항하고 방해하는 것 외에는 그 어떤 것도 원하지 않는 민주당 인사들을 달래기 위해 헛된 노력을 하느라 잘못된 결정할 수는 없다"고도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도 "우리는 미국 대선을 간섭하지 않았고 간섭하지도 않을 것"이라면서 "관련 주장은 터무니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이와 연관된 아무런 증거도 없다"면서 "만약 '러시아 스캔들'에 대해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검이 공식 요청하면 러시아 측은 관련 수사에 공조할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이날 첫 정상회담에 대해 미국 언론에서는 '트럼프의 저자세, 푸틴의 군림'이라는 혹평이 잇따르고 있다.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대선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푸틴 대통령의 주장을 두둔했다"면서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정보기관을 신뢰하지 않고 상대 국가의 발언에 무게를 실은 것은 유례없는 일"이라고 질타했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 편에서 미국 정보당국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면서 "양국 정상이 러시아의 대선개입 의혹을 함께 부인하는 놀라운 광경"이었다고 비판했다.

평소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폭스뉴스도 등을 돌린 모습을 보였다. 폭스비즈니스 진행자 네일 카부토는  "미국 대통령이 우리의 가장 큰 적, 상대국, 경쟁자에게 최소한의 가벼운 비판조차 하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사태가 커질 조짐을 보이자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후 미국으로 돌아오는 전용기 안에서 트윗을 올려 "오늘 그리고 전에도 여러 번 말했듯이 내 정보기관 사람들에게 대단한 신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더 밝은 미래를 만들려면 과거에만 집중할 수는 없다"며 "우리는 세계 최고의 두 핵 강국으로서 서로 잘 지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아일보] 김다인 기자

di516@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