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조사 부당함 느낀 피해자, '극단적 선택' 후 구조
경찰조사 부당함 느낀 피해자, '극단적 선택' 후 구조
  • 이영채 기자
  • 승인 2018.07.17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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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소방서 119구조구급팀이 문을 개방하고 집안 내부에 진입해 번개탄을 피운 채 혼수상태에 빠진 A씨를 구조해 119구급차로 병원으로 호송하고 있다. (사진=이영채 기자)
서산소방서 119구조구급팀이 문을 개방하고 집안 내부에 진입해 번개탄을 피운 채 혼수상태에 빠진 A씨를 구조해 119구급차로 병원으로 호송하고 있다. (사진=이영채 기자)

최근 서산시에서 경찰의 수사에 부당함을 느낀 피해자가 이틀에 거쳐 잇따라 자살을 시도하다가 구조됐다.

최근 대전지방검찰청 서산지청에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던 A씨는 서산경찰서 수사과 경제범죄팀의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과거에 당사자간 합의를 이룬 사건에 대해 별도의 강력계 수사팀으로부터 재조사를 받았다.

17일 A씨에 따르면 인지수사를 하던 서산경찰서 강력팀이 A씨 주변 사람들에 대해 소환 및 전화 조사 등을 진행하면서 ‘A씨에게 금품을 협박 당했나’ 등 노골적 표현을 하는가하면, ‘A씨가 강력팀에 소환 출두하지 않으면 체포영장을 발부해 강제소환하겠다’ 등의 발언을 했다.

이에 A씨는 “마치 피의자로 둔갑되는 듯한 행태의 조사에 대해 억울함과 부당함을 느꼈다”며 지난 14일 자정 무렵 서산경찰서 주차장 내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 서산경찰서 여성청소년팀의 재빠른 대처로 구조됐다.

이후에도 한차례 더 자살을 시도하던 A씨는 수상히 여긴 지인의 신고로 또 한번 구조돼 병원으로 호송되기도 했다.

A씨는 이에 대해 “명예훼손과 허위사실유포를 수사해 달라고 사건을 접수 했는데 주변 사람들을 피의자 취급하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서산경찰서 형사과 관계자는 “내사가 진행중이라 사건과 관련한 얘기는 할 수 없다”고 말했고 또다른 경찰 관계자는 “A씨의 명예혐의 고소 부분과 별개로 강력팀에서 내부조사를 진행해 소환조사 하려는 과정에서 사태가 발생했다”며, “고소인 A씨와 주변인들에게 수사과정에서 심적 부담감을 느끼게 한 점은 유감스럽다. 수사 과정 중 인권 침해 부분이 있었다면 조사 후 규정에 따라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이영채 기자

esc1330@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