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축제' 서울광장서 시작… 보수단체 맞불 집회도
'성소수자 축제' 서울광장서 시작… 보수단체 맞불 집회도
  • 박고은 기자
  • 승인 2018.07.14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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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13개국 대사관 등 참여…종로 일대 퍼레이드
경찰, 찬반 단체 충돌 우려… 경비병력 투입해 사태 대비
14일 오전 서울시청광장에서 개막한 성(性) 소수자들의 최대 축제인 서울퀴어문화축제 행사장에서 관계자들이 대형 드레스 작품 '암스테르담 레인보우 드레스 인 서울'을 점검하고 있다.
14일 오전 서울시청광장에서 개막한 성(性) 소수자들의 최대 축제인 서울퀴어문화축제 행사장에서 관계자들이 대형 드레스 작품 '암스테르담 레인보우 드레스 인 서울'을 점검하고 있다.

국내 성(性)소수자들의 최대 행사인 '서울퀴어문화축제'가 토요일인 14일 서울광장 일대에서 열렸다.

올해 19회째인 축제는 '퀴어라운드(Queeround)'라는 슬로건으로 진행됐다. 이는 '당신의 주변에는 항상 우리 성소수자가 있다', '이제 우리 퀴어의 라운드가 시작된다'는 의미다.

이날 오전 서울광장에는 성소수자 문제를 알리고 인식개선을 촉구하는 여러 기관·단체의 부스 100여개가 설치됐다.

작년 국가기관으로는 처음으로 참여했던 국가인권위원회를 비롯해 국내 인권단체와 각 대학 성소수자 동아리, 미국 등 13개국 대사관 등이 참여했다.

올해 퀴어문화축제 참가자 수는 5만 여명에 이를 것으로 주최 측은 추산하고 있다.

이번 축제의 주요 행사인 '서울퀴어퍼레이드'는 이날 오후 4시30분께 시작될 예정이다. 퍼레이드는 서울광장에서 출발해 을지로와 종로 등을 거쳐 다시 서울광장으로 복귀하는 4㎞에 걸친 대형 퍼레이드로 진행된다.

차량 8대가 함께 이동하며, 선두에는 성소수자 바이크팀인 '레인보우 라이더스'가 설 예정이다,

퍼레이드 중간에는 동성애를 범죄로 보고 처벌하는 80개 나라의 국기로 만든 '암스테르담 레인보우 드레스'가 전시된다. 50m 크기의 대형 무지개 깃발을 광장에 펼치는 행사도 예정돼 있다.

성(性) 소수자들의 최대 축제인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열린 14일 오전 서울시청광장 행사장에서 행사 주최 측과 동성애 반대 단체들의 충돌을 우려한 경찰이 근무하고 있다.
성(性) 소수자들의 최대 축제인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열린 14일 오전 서울시청광장 행사장에서 행사 주최 측과 동성애 반대 단체들의 충돌을 우려한 경찰이 근무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날 서울광장 주변 곳곳에는 극우·보수단체들의 동성애 반대집회도 열렸다.

성소수자전도연합은 종로구 파이낸스빌딩 앞,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한성총회는 서울시청 서편, 샬롬선교회는 환구단 앞에서 각각 집회를 열어 퀴어문화축제를 규탄했다.

동성애문제대책위원회는 서울시의회 앞 기자회견에서 "동성애는 후천적 성중독의 일종이라는 것이 많은 탈동성애자들의 증언과 과학자들의 연구결과로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동성애자들을 위한 진정한 인권은 동성애에서 탈출하도록 돕는 것이라는 절규를 외면해선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경찰은 동성애 찬반 단체 간의 충돌을 우려, 서울광장 둘레를 따라 펜스로 폴리스라인을 설치해 양측의 접촉을 차단하고, 현장에 경비병력을 투입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한편, 퀴어축제는 1970년 6월28일 미국 뉴욕에서 스톤월 항쟁을 기념하는 의미로 진행된 '게이프라이드'에서 시작됐다. 스톤월 항쟁은 1969년 미국 경찰이 게이바 '스톤월'을 습격하면서 발생한 시위다.

게이프라이드 이후 퀴어축제는 전 세계로 퍼져 성 소수자의 권리를 지지하는 많은 사람이 동참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지난 2000년 퀴어문화축제가 처음 시작된 이래 해마다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아일보] 박고은 기자

gooeun_p@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