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충남도 비서, 안희정 아이돌 바라보는 팬심 있었다"
"전 충남도 비서, 안희정 아이돌 바라보는 팬심 있었다"
  • 박고은 기자
  • 승인 2018.07.13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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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캠프 직원 피고인 증인으로 출석
성폭력 의혹을 받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 (사진=연합뉴스)
성폭력 의혹을 받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 (사진=연합뉴스)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혐의 재판에서 '고소인인 전 충남도 정무비서 김모씨가 안 전 지사를 아이돌 바라보는 팬심이나 존경심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조병구 부장판사) 심리로 13일 열린 안 전 지사의 비서 성폭행 및 추행 혐의에 대한 5차 공판에서 안 전 지사의 대선 경선캠프 청년팀에서 일했던 성모씨가 피고인 측 증인으로 나왔다.

안 전 지사 측 변호인은 성씨에게 메시지에 나타난 안 전 지사에 대한 김지은씨의 태도, 검찰이 특정한 성범죄 시점 전후로 김씨가 성씨에게 보낸 메시지의 의미 등을 질문했다.

성씨는 김씨가 작년 7월 러시아, 9월 스위스 등 안 전 지사의 외국 출장 수행하는 도중 자신에 'ㅋㅋㅋㅋㅋ' 등 메시지를 보낸 것에 대해 "김씨는 기분이 좋을 때 히읗과 키읔을 많이 사용한다"고 말했다.

성씨는 또 김씨가 9월 중순엔 '내 사장(안 전 지사)은 내가 지킨다'라고 메시지를 보내고, 12월 중순께는 '큰 하늘(안 전 지사)이 나를 지탱해주니까 그거 믿고 가면 된다'라고 보내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이에 안 전 지사 측 변호인은 '김씨가 안 전 지사를 이성으로 바라봤느냐'고 질문했고 성씨는 "그렇다기보다는 아이돌을 바라보는 팬심이나 존경심이 있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성씨는 또 지난 3월 5일 김씨가 JTBC뉴스룸에 나와 피해를 폭로한 인터뷰를 보면서 "김씨는 평소 '하늘'이라는 말을 '의지되고 지탱하는 존재'로 표현했는데, 그날 인터뷰에서는 '거스를 수 없는 존재'로서 하늘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며 "안 전 지사의 호위무사라고 했던 사람이 왜 그렇게 말했는지 모르겠다"고도 말했다.

증인 신문이 끝난 뒤 재판부는 "연락 빈도 등으로 봐서 증인은 피해자와 가장 가까운 사이였고 든든한 멘토이기도 했는데 지금은 약간 대척점에 있는 것 같다"며 성씨에게 발언 기회를 줬다.

성씨는 "안타까운 일이다"라며 "김씨에게 내가 힘들 때 도움이 됐던 사람인지, 오히려 억압하는 사람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안 전 지사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해외 출장을 수행한 김씨를 러시아·스위스·서울 등에서 네 차례에 걸쳐 성폭행한 혐의로 지난 4월 11일 불구속 기소됐다.

안 전 지사에게는 형법상 피감독자 간음(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특법)상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업무상 추행), 강제추행 등 세 가지 혐의가 적용됐다.

gooeun_p@shinailbo.co.kr